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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북부간선도로 위에 건물 지어 주택 공급한다

정병묵 기자I 2018.12.26 10:00:41
서울시 제공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서울시가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도로 위에 건물을 짓는 ‘복층 도시’ 사업을 추진한다. 고속도로 위에 주택을 지은 독일의 ‘슐랑켄바더 슈트라세(Schlangenbader strabe)’ 같은 혁신적인 건축을 서울에서도 볼 수 있게 된다.

서울시는 지난 19일 국토교통부와 공동 발표한 ‘2차 수도권 주택공급 계획’에서 제시한 서울시내 8만가구 추가 공급에 대한 세부계획을 26일 발표했다. 8만가구는 △부지 활용(2만5000가구) △도심형 주택 공급(3만5000가구) △저층주거지 활성화(1만6000가구) △정비사업 및 노후 임대단지 활용(4600가구) 등을 통해 이뤄진다.

이 중 1600가구는 도로위에 건물을 짓는 등 기존에 없던 방식으로 공급한다. 우선 북부간선도로 입체화 사업을 통해 신내IC~중랑IC 구간 도로 상부에 2만5000㎡규모 건물을 지어 1000가구를 공급한다. 도로 위에 인공대지를 설치하고 그 위에 주택을 건설하는 식이다. 공사가 완료되면 도로가 인공대지 위 주택가 사이의 터널을 관통하면서 지나가게 된다. 시 관계자는 “도로로 가로막혔던 지역 간 단절을 회복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이러한 사례가 있다. 슐랑켄바더 슈트라세는 독일 아우토반 104번 고속도로 위에 지난 1974년부터 1981년까지 총 6년간에 걸쳐 지어진 대규모 아파트 단지다. 1.5km 길이에 이르는 고속도로 인공지반 위에 1215가구의 아파트를 조성했다.

박원순 시장은 지난해 프랑스 파리 방문 중 ‘리인벤터 파리’ 계획을 접하고 이 사업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리인벤터 파리는 파리시가 추진 중인 도시공간 혁신사업으로 오는 2022년까지 시 내 도로·철도·공터 부지 등 유휴지 22곳을 재창조하는 사업이다. 대표 건물은 파리 17구 외곽순환도로 위에 들어서는 1만8000㎡ 규모의 ‘복층 도시’로 1만1000㎡에 사무실이, 나머지 공간 주택 및 상가가 입주할 예정이다.

북부간선도로 입체화 사업 외에도 교통섬으로 활용되던 서대문구 연희동 경의선 숲길 끝부분 유휴부지(4414㎡)에 300가구를, 은평구 증산동 빗물펌프장 부지(5575㎡)에 300가구를 공급한다.

한편 시는 버스 차고지, 노후 공공시설, 저이용 공공부지 등을 복합개발해 공공주택을 조성, 청년과 신혼부부 등에 제공하는 방식을 도입한다. 버스 차고지 복합개발의 경우 1층은 차고지, 상부는 공공주택, 공원, 생활 서비스시설 등을 짓는 식이다. 도시개발사업 및 사전협상을 통한 공공주택 공공기여도 확대한다.

세부적으로는 강남구 삼성동 서울의료원 주차장 부지(7000㎡·800가구)와 대치동 동부도로사업소 부지(5만2795㎡·2200가구)에 공공주택 3000가구를 공급한다. 중랑·서남 물재생센터 내 유휴부지(3220가구)에도 주택을 공급한다. 당초 2040년 주택공급을 목표로 추진해왔던 계획을 변경, 선도사업 추진으로 공급시기를 앞당긴다는 구상이다.

또 강일·장지·방화 버스차고지(1430가구)와 한강진역 주차장(450가구) 등 8곳에도 공공주택을 공급한다. 구 가리봉시장 부지(3620㎡, 220가구)는 시장 상인 및 방문객을 위한 주차장 건립시 복합화를 통해 공공주택을 추가한다. 관악구 금천경찰서 이전부지(5480㎡, 130가구)는 신혼부부 특화단지를, 관악구 신봉터널 상부 유휴부지(5205㎡, 280가구)에는 청년주택을 각각 조성한다. 광진구 구의유수지(1만895㎡, 304가구)도 작은도서관, 육아시설 등을 함께 복합개발하여 신혼부부 특화단지를 만든다.

박원순 시장은 “기존의 공적 임대주택 24만가구 공급을 차질 없이 추진하면서 도심을 비롯한 기성시가지 활용 방식 등의 추가 공급전략을 통해 공공주택 혁신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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