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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 껍질, 소나무 수지 사용…타이어업계 '녹색' 변신 중

손의연 기자I 2021.11.21 17:28:23

ESG 경영 강화하며 친환경 타이어 개발 적극 나서
한국, ISCC 인증 획득…금호·넥센, 친환경 소재 비율 확대
미쉐린, 오렌지 껍질서 지속가능한 소재 추출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타이어업계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강화하면서 본격적인 친환경 행보에 나서고 있다. 타이어업계의 ‘녹색 변신’은 자동차시장의 친환경차 전환 등에 발맞추기 위해서다.

미쉐린이 발표한 지속가능한 타이어 콘셉트 사진. (사진=미쉐린)
친환경 원재료 비중 높이거나 폐타이어 재활용

21일 타이어업계에 따르면 타이어업체들은 친환경 원재료의 사용 비중을 높이거나 폐타이어 재활용을 확대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타이어는 자동차연비의 약 20% 정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어업계는 지속가능한 소재를 개발하면서 성능도 만족하게 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61390)는 타이어업계 최초 글로벌 친환경 소재 국제인증 제도 ISCC(International Sustainability & Carbon Certification) PLUS 인증을 획득했다. ISCC PLUS는 유럽연합(EU) 재생에너지 지침에 부합하는 국제인증 제도로 원료에서부터 생산 과정, 최종 제품까지 친환경성을 점검해 부여한다.

한국타이어 금산공장은 타이어 원료 중 석유화학 오일을 네츄럴 오일로, 석유화학 제품(합성고무)을 바이오 화학 제품(바이오 기반 폴리머)으로 대체했다.

그 결과 한국타이어는 친환경 타이어 원료를 사용한 사계절용 타이어 ‘키너지 4S 2’와 키너지 4S 2의 SUV 버전 ‘키너지 4S 2 X’를 내놨다.

금호타이어(073240)는 2050년까지 타이어 제조에 사용되는 원재료 100%를 지속가능한 재료로 대체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우선 2030년까지 타이어 원재료 중 지속가능한 재료의 사용 비율을 40%까지 높일 계획이다.

금호타이어는 일찍이 북유럽 환경라벨 인증 및 국내 환경 마크 인증을 획득하며 개발에 나선 업체다. 현재 타이어 패턴 최적화와 소재 개발 등을 통해 자동차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새로운 콘셉트의 천연 원료 물질 개발과 타이어 재활용 기술 개선을 위해서도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넥센타이어(002350)는 국책과제로 ‘서스테이너블 소재 적용 미래차용 친환경 타이어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친환경적이면서 연비가 좋은 타이어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과제다.

넥센타이어는 친환경 소재 발굴을 위해 기존 석유자원에서 생산된 오일과 수지를 천연 오일과 수지로 대체하고, 기존 광물 실리카를 식물성 폐기물을 재활용한 실리카로 바꾸는 등 연구를 진행 중이다. 현재 넥센타이어의 원재료 사용량 중 지속가능한 원재료는 23%인데 향후 지속가능한 원재료 비율을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넥센타이어는 산학연과 협력해 다양한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한국디자인진흥원 제품디자인 전공 학생들과 협업한 제품으로 미세 플라스틱으로 인한 대기오염을 방지하는 친환경 타이어 ‘퓨어백’ 등을 발표하기도 했다.

해바라기 기름 등 지속 가능한 소재 사용

수입 타이어 업계에서는 미쉐린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미쉐린은 내구 레이스용 그린GT 미션 H24 수소 구동 프로토타입용으로 ‘46%의 지속 가능한 소재가 포함된 레이싱 타이어’를 지난 6월 ‘2021 무빙온’에서 공개하기도 했다. 앞서 미쉐린은 올해 초 2050년까지 모든 타이어에 100% 지속 가능한 원료를 사용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미쉐린 그룹에서 제조되는 타이어의 약 30%에 달하는 소재가 천연이나 재활용, 기타 지속 가능한 원료로 이뤄져 있다.

미쉐린은 타이어의 천연 고무 함량을 늘리고 수명이 다한 타이어로부터 회수한 카본 블랙을 사용해 지속 가능한 원료의 사용 비율을 높이고 있다. 오렌지 및 레몬 껍질, 해바라기 기름, 소나무 수지와 알루미늄 캔의 재활용 철 등이 포함된 지속 가능한 소재를 타이어에 사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각국이 환경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완성차뿐만 아니라 관련 산업에서도 친환경 제품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며 “타이어 업계도 타이어 성능 고도화뿐만 아니라 탄소 배출을 줄이고 지속가능한 재료를 늘리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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