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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주섬에서 바라보는 대한민국

김미경 기자I 2022.04.07 10:27:01

제주는 오늘도 설렘 나 여기서 살당 죽젠!
황의봉|320쪽|해요미디어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책을 펼치는 순간 제주의 푸른 바다와 한라산의 아름다운 눈물이 보였다.”(정호승 시인).

“제주의 아픈 역사를 되돌아보고 현재를 응시, 최남단 제주에서 대한민국과 제주의 미래를 걱정한다.”(서명숙 사단법인 제주올레 이사장)

책 ‘제주는 오늘도 설렘 나 여기서 살당 죽젠!’에 대한 정호승 시인과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의 추천사다. 두 사람은 추천사에서 “제주의 오름, 숲, 올레, 마을, 꽃과 나무를 향한 감탄과 찬사 속에서도 언론인의 의롭고 날카로운 시선을 놓치지 않는다”며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그 섬으로 당장 떠나고 싶어질 것이다”. “제주도가 당신을 찾아올 것”이라고 썼다.

책은 은퇴 후 제주로 이주한 전직 기자가 쓴 정착 일기이자, 제주의 자연환경과 사회 문화 역사를 다룬 종합 인문서다. 일부 내용은 ‘오마이뉴스’에 ‘제주살이를 꿈꾸는 당신에게’라는 제목으로 연재되기도 했다.

총 8부로 구성됐으며 40여 장의 컬러 사진은 읽는 이의 눈을 즐겁게 한다. 1~3부는 저자가 수년간 발로 누비면서 가슴에 담아놓은 제주의 자연과 풍광을 풀어놓았다. 4, 5부는 4·3과 일제강점기의 상흔 등 제주 사회의 아픔과 슬픔을 그렸다. 6, 7부는 제주의 역사 속 인물들의 숨은 이야기, 저자가 제주를 매개로 만난 사람들과의 인연을 소개한다. 8부는 ‘제주에서 세상을 바라보다’라는 제목 그대로 시사적 문제에 대한 저자의 통찰을 담았다.

지나치게 사람들이 몰려들어 고유의 풍광과 매력이 사라져가는 대평리와 금오름, 4·3평화공원에서 송악산 알뜨르 비행장에 이르는 다크 투어리즘에 대한 예리한 비평과 성찰이 돋보인다. 황사영 백서사건으로 제주도에 유배됐던 정난주 마리아가 어린 자식을 추자도에 놓고 온 이야기, 제주 처녀 홍윤애와 제주로 유배돼 고초를 겪은 조정철과의 러브스토리, 나비박사 석주명의 비화 등도 눈길을 끈다.

덧붙여 저자는 전직 기자의 날카로운 시선으로 제주 제2공항 논란을 비롯해 4.3, 세월호, 언론개혁과 검찰개혁 등 시사적 문제를 진단하고 해법을 모색하기도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선후보, 유시민 작가, 정호승 시인 등과의 특별한 인연도 흥미롭다.

한편 저자는 동아일보사에 입사, 신동아 기자와 편집장, 베이징특파원과 출판국장을 역임했고 31년 간의 기자생활을 마쳤다. 세종대에서 초빙교수로 일한 뒤 2018년 봄 제주도로 이주했다. 현재 제주시 애월읍의 한 생태마을에 거주한다. 저서로 ‘80년대의 학생운동’, ‘中國通’, ‘샹그릴라 하늘호수에 서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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