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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한달’ 宋 쇄신 한발 떼자… 돌아온 ‘조국의 시간’

이정현 기자I 2021.05.30 18:40:00

조국 회고록 놓고 與野 다시 으르렁, ‘조국 사태’ 재발 조짐
‘강성친문’ 눈치보는 李·丁 놓고 野 “민심 못 읽어”
‘민생경제 우선’ 추진 송영길, 고개드는 강경파에 난감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당명 빼고 다 바꾸겠다”던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앞에 ‘조국의 시간’이 돌아왔다. 당 대표 취임 한 달을 앞두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쓴 회고록 출간이 예고되면서다. 그동안 부동산·반도체·백신 등 민생·경제 현안에 집중해 왔으나 조 전 장관과 관련한 논란이 수면 위에 오르며 쇄신 동력이 상실될까 속앓이다.

감찰 무마 의혹 사건 등으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해 9월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속행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국 회고록 놓고 與野 반응 극명

오는 1일 ‘조국의 시간’ 출간을 앞두고 30일 여야간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민주당 측 인사들은 조 전 장관에 위로와 공감을 표시하는데 반해 야권에서는 “민심을 읽지 못하고 있다”며 맹공을 펼쳤다. 당을 흔들었던 ‘조국 사태’가 재발할 조짐에 4·7재보궐선거 참패 후 변화와 쇄신을 추진하던 송 대표도 난감한 상황이다.

당장 대권주자들이 먼저 나서 “가슴이 아프다” “조국의 시간은 역사의 고갯길”이라며 조 전 장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는 SNS에 “가족이 수감되고 유배 같은 시간을 보내는데도 정치적 격랑은 그(조국)의 이름을 수없이 소환한다. 참으로 가슴 아프고 미안하다”며 검찰개혁 완수를 다짐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공인과 검증이라는 이름으로 발가벗겨지고 상처 입은 가족의 피로 쓴 책이라는 글귀에 가슴이 아리다”며 위로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아직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야권에서는 ‘조국의 시간’ 출간을 계기로 여권에 다시 맹공을 퍼붓고 있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은 눈에 안 보이고 ‘머리가 깨져도 조국’을 외치는 강성 지지자만 보고 정치하겠다는 것”이라며 “대선 주자들이 모여 조국 저서를 놓고 ‘우리 시대의 공정이란 무엇인가’의 화두와 진지하게 씨름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꼬집었다. 김웅 의원도 “조국이 민주당이고, 민주당이 조국”이라며 “민주당을 찍는 것이야말로 바로 조국의 령도에 따르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수구보수 진영의 대권 후보’로 표현한 책 내용도 문제삼았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에서 “책을 통해 신원(伸寃 원통한 일을 풀어 버림)과 지지층 결집에 나선 듯하다”며 “자서전인가, 자전적 소설인가. (조 전 장관은) 촛불로 불장난을 해 가며 국민 속을 다시 까맣게 태우려 한다”고 비판했다.

◇변화·쇄신 동력 잃을라… 송영길 난감

오는 2일 취임 한 달을 앞둔 송 대표도 난감한 상황이다. 그는 1일까지 대국민 소통 프로젝트인 ‘찾아가는 민주당’ 일정을 마치고 이를 종합해 대국민 발표를 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조국 사태’ 관련 대국민 사과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으나 ‘조국의 시간’ 출간으로 상황이 예민해졌다. 유력 대권주자들도 ‘친조국’으로 기운 마당에 반대 목소리를 내기 어려울 수 있다.

‘조국의 시간’ 출간을 계기로 검찰개혁 이슈가 다시 부각되는 것도 부담이다. 송 대표는 취임 이후 개편된 각 분야의 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부동산·반도체·백신 등 민생·경제현안에 집중해 왔다. 당내 강경파가 주장해온 검찰·언론개혁에 대해 “민생이 우선”이라며 다소 거리를 뒀다.

송 대표 취임 후 허니문 기간 동안 발언을 자제해온 당내 강경파들이 ‘조국의 시간’ 출간을 계기로 공개적으로 반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부동산 규제 완화 대책과 관련해 일부 의원들이 “부동산 세금 완화조치는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며 반대한데 이어 검찰개혁을 더 강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도 고개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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