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서 놀던 13세 소녀들, 유흥업소 끌려갔다…실종 신고까지

권혜미 기자I 2024.06.02 21:16:36

만 13세 학생들, 지난 4월 실종
한강서 40대 남성 꾐에 따라가
알고보니 유흥업소 사장…“종업원 취급”

사진=JTBC 캡처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한강공원에서 놀던 10대 여학생들이 한 유흥업소로 끌려가 성착취를 당했다는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지난 1일 JTBC는 4월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 극적으로 돌아온 13세 소녀들의 사건을 조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월 17일 A양(13)의 부모는 학교에 간 딸이 집으로 돌아오지 않자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2010년생인 A양은 경계선 지능 장애 판정(IQ 70-79사이)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양에 따르면 사건 당일 A양은 친구 B양과 함께 여의도 한강공원에 있었고, 이때 한 40대 남성이 이들에 다가왔다고 한다. 이 남성은 술과 담배를 건네며 아이들에게 친근하게 말을 걸었다.

그리고 남성은 “운영하고 있는 호스트바 노래방이 있다”며 함께 가자고 A양과 B양을 설득했다. 일반 코인 노래방인 줄 알았던 두 사람은 남성을 따라갔지만, 도착한 곳은 경기 오산의 한 유흥업소였다. 학생들을 유인한 남성은 이 업소의 사장으로, A양과 B양을 종업원 취급했다고 한다.

A양은 “아가씨가 부족한데 저희보고 아가씨 자리 좀 채워주라고 했다”며 “아가씨가 뭔 일을 하는지 몰랐는데, 일단 들어갔다. 남자들 비위 맞춰주고 술 따라주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유흥업소에서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웠으며, 강제로 성관계도 했다고 말했다.

사진=JTBC 캡처
A양은 “인생을 살아가려면 술, 담배도 다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소맥 한 잔당 1만 원씩 주겠다고, 소주 (한 잔을) 원샷하면 10만원 주겠다고 했다”며 “제 몸을 계속 만지려고 하고 저는 싫다고 했는데 강제로 성관계를 하게 됐다. 너무 더러워서 바로 씻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남성은 “너네 찾아서 죽여버릴 거다”, “말 안 들으면 중국에 보내 버린다”, “중국은 팔다리 잘려와서 죽어도 아무도 안 알려 준다”, “술집에 팔아 넘긴다” 등 협박을 이어갔다고 한다.

또 남성은 A양과 B양이 나이를 속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이들과) 성관계를 한 사람이 있긴 하다”면서도 자신이 아닌 20대 남성이라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남성은 접대를 한 것이 아니라 지인들과 함께 한 개업식에서 밥을 먹은 것이며, 가정폭력 당한 아이들을 보호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A양 부모는 자신들의 책임이 크다고 자책하면서도 “(아이들을)성 착취 대상으로 삼는 걸 용서할 수 없다. 그런 사람들이 설 자리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제보 이유를 밝혔다.

한편 경기 오산경찰서는 지난달 31일 유흥업소 사장 등 2명을 강간, 알선영업행위 등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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