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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올해 경제성장률 1.6%로 하향…물가도 3.5%로 하향(상보)

최정희 기자I 2023.02.23 09:57:04

한은, 기준금리 1년 만에 동결
올해 성장률 1.7%에서 0.1%p 하향 조정
올해 물가상승률 3.6%에서 3.5%로 낮춰
내년 성장률 2.3%→2.4%…물가상승률 2.5%→2.6%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1.6%로 석 달 전 전망(1.7%)보다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반면 물가상승률은 3.6%에서 3.5%로 0.1%포인트 하향했다. 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치가 모두 하향 조정된 것이다. 다만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2.5%에서 2.6%로 상향조정하면서 고물가 장기화를 예고했다.

한국은행은 23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작년 2월 이주열 총재 시절 이후 1년 만에 금리 동결이다. 이창용 총재 체제에선 첫 금리 동결이다.

한은은 2021년 8월부터 지난 달까지 1년 반 동안 기준금리를 무려 3%포인트 인상하면서 역사상 가장 빠른 금리 인상을 기록했다. 금리 3.5%는 경기를 갉아먹는 수준의 긴축 수준이라는 게 한은의 평가다.

출처: 각 회사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하향 조정됐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을 1.6%로 작년 11월 전망(1.7%)보다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정부가 작년 12월 전망했던 1.6%와 같다. 여타 기관 전망과 비교하면 중간 수준이다. 올 들어 경제전망을 내놨던 국제통화기금(IMF), 한국개발연구원(KDI)보다는 낮다. 이데일리가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경제연구소 연구원 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올해 성장률 1.5%를 전망했는데 이보다는 높다.

작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 전기비 성장률이 마이너스(-) 0.4%로 2020년 2분기 코로나 팬데믹 2년 반 만에 역성장을 냈다. 수출은 넉 달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이 경제 활동을 재개했으나 서비스 등 내수 시장 위주로 회복될 경우 IT 등 우리나라 주력 수출 품목까지 온기가 덜 전해질 가능성도 높다. 반도체 경기가 하반기에 회복될 것이라고 봤지만 그 시점이 지연되면서 3분기 이후에나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금리를 그렇게 빨리 올렸음에도 물가상승률은 꺾이지 않고 있다. 한은은 올해 물가상승률을 3.5%로 석 달 전(3.6%)보다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주요 기관들이 올해 물가상승률을 3%초중반대로 전망하는 것과 유사하다.

올해 공공요금 인상이 본격화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이고 있는데 공공요금 인상이 여타 상품이나 서비스 가격까지 자극하는 ‘2차 파급 효과’도 나타날 위험이 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1월 물가상승률은 전년동월비 5.2%로 석 달 만에 상승폭이 커졌고 2월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도 4.0%로 두 달째 상승했다. 햄버거, 소주·맥주 등 외식·가공식품까지 오름세다. 중국발 수요 증가 기대에 두바이유가 작년말 배럴당 70달러대에서 최근 80달러 초반선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에 한은은 2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국제유가 추이, 공공요금 인상 등 불확실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이창용 한은 총재도 “물가상승률이 3월 이후 점차 하락해 연말 3%를 바라고 있다”면서도 “물가 패턴(물가가 하반기로 갈수록 둔화)은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이지만 내려가는 속도가 빠를지, 아닐 지에 대해선 고민”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물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지만 한은은 내년 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각각 2.4%, 2.6%로 전망했다. 성장률은 0.1%포인트 상향 조정한 것이지만 물가상승률은 외려 0.1%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고물가가 장기화된다는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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