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은은 4일 오전 8시 30분 본관 16층 회의실에서 김웅 부총재보 주재로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최근의 물가 상황과 향후 물가 흐름을 점검했다. 통계청은 이날 5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전년동월비 2.7%로 두 달 연속 둔화됐다고 밝혔다.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2.2% 오르는 데 그쳐 석 달 째 둔화했다. 생활물가도 3.1%로 두 달 째 둔화됐다.
김 부총재보는 5월 물가와 관련 “소비자 물가 및 근원물가 상승률이 모두 전월보다 낮아지면서 둔화 흐름을 이어갔다”며 “석유류, 가공식품 가격의 오름폭이 확대됐으나 근원상품과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률이 둔화된 데다 작년 전기·도시가스 요금 인상에 따른 기저효과도 작용했다”고 밝혔다.
김 부총재보는 “최근 국제유가와 농산물 가격 둔화를 감안할 때 앞으로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5월 전망 경로대로 완만한 둔화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존한 가운데 국내외 경기 흐름, 기상여건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만큼 물가가 예상대로 목표(2%)에 수렴해 가는 지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5월 물가상승률은 2.7% 올라 전월 2.9% 대비 0.2%포인트 하락했다. 석유류, 가공식품은 각각 0.07%포인트, 0.03%포인트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 반면 농축수산물은 0.14%포인트, 전기·가스·수도는 0.08%포인트, 근원물가는 0.12%포인트 하방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석유류 가격은 최근 국제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작년 가격 하락에 따른 기저효과로 오름폭이 확대됐다. 두바이유를 배럴당 평균 5월 83.5달러로 4월(89.4달러) 대비 하락했으나 휘발유 가격은 이 기간 리터당 1687.8원에서 1697.5원으로 올랐다. 가공식품은 원자재, 부자재 가격 인상으로 일부 품목의 가격이 인상되면서 오름폭이 3월 전년동월비 1.4%, 4월 1.6%, 5월 2.0%로 확대되고 있다. 식용유, 맛김, 설탕이 전년동월비 각각 15.2%, 8.1%, 20.4% 상승했다.
농산물 가격 상승률은 여전히 높지만 소폭 둔화됐다. 사과는 5월 80.4% 올라 전월(80.8%) 대비 소폭 둔화됐고 배추는 4월 32.1% 상승률에서 5월 15.6%로 오름폭이 둔화됐다. 돼지고기는 4월 0.3% 올랐으나 5월엔 5.2% 하락했다. 전기·수도·가스는 작년 5월 주택용 전기료를 킬로와트시(kWh)당 8원, 민수용 도시가스료를 메가줄(MJ)당 1.04원 인상하면서 기저효과로 오름폭이 축소됐다. 4월엔 전기·수도·가스가 4.9% 올랐으나 5월엔 2.7% 오르는 데 그쳤다. 근원물가는 내구재, 섬유제품이 각각 2.1%, 2.5% 올라 4월(2.4%, 5.8%)보다 둔화하면서 상승률이 4월 2.3%에서 5월 2.2%로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