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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족 울리는 ‘갱년기증후군’ … 적정 치료가 삶의 질 결정

이순용 기자I 2016.07.13 09:32:42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영원히 젊게 살고 싶은 루비족의 최대 위기는 ‘갱년기’다. 요즘 50대는 과거보다 열정적으로 살아가며 자신을 가꾸는 데에도 아낌없이 투자한다. 실제로 나이보다 10살은 어려보이는 외모를 뽐내는 여성들이 적잖다.

여성이 50세 전후에 이르면 육체적·정신적으로 다양한 변화가 나타나는데 이를 통칭하는 게 ‘갱년기증후군’이다. 어떤 여성이든 거치는 과정이지만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이후의 삶의 질이 달라진다. 폐경기 이후의 삶이 인생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만큼 적정관리가 중요하다.

갱년기증후군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기 때문에 특별히 치료하지 않아도 ‘시간이 약인 것처럼’ 증상이 사라진다. 하지만 절대적으로 여성 관련 호르몬들이 부족해진 상태여서 증상들은 이내 재현돼 대부분 폐경기 이후에도 지속된다. 증상으로는 안면홍조가 심해지고, 식은땀이 나며, 가슴이 두근거리고, 건망증과 피로감이 가중된다. 감정기복이 커져 우울함을 자주 느끼는 사람도 많다.

특히 우울감은 갱년기에 접어들며 ‘여자로서의 인생이 끝난 게 아닐까’ 하는 상실감에 빠지며 나타난다. 초경과 임신, 출산은 많은 사람이 축복해 몸에 더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된다. 이에 비해 갱년기는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낮은 편이고, 진단과 치료가 지연될 수 있다. 외모가 아무리 어려 보여도 갱년기 증상이 나타나면 ‘노화’를 체감하는 것을 어쩔 도리가 없다.

최우정 광동한방병원 오행센터 원장은 “갱년기는 외모와 상관 없이 난소의 노화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신체현상으로 급성 여성호르몬 결핍 증상으로 안면홍조, 발한 등을 겪게 되는 등 갱년기 경험 여성의 약 20%가 심한 고통을 호소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피로감, 불안감, 우울감, 기억장애, 수면장애 등도 함께 겪는데 폐경 약 1~2년 전부터 시작돼 폐경 후 3~5년간 지속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폐경기는 평균 51세에 일어난다. 성선자극호르몬에 반응하는 난포가 고갈되며 결국 난포 형성이 멈추고 주기적인 에스트로겐 생성이 중단된다. 안면홍조와 같은 증상은 이 시기에 가장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 폐경 연령은 유전적 요인으로 결정되는 측면이 크다. 이밖에 흡연 여성,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 자궁을 완전히 절제한 여성 등에서 일찍 유발된다.

최 원장은 “문제는 폐경 후 비뇨생식기계가 위축돼 질건조증·성교통·반복적 질염·방광염·배뇨통·급뇨 등을 겪고, 피부가 건조해지며, 근육통·관절통에 시달리고, 골다공증이 진행되면서 골절 위험에 노출될 확률이 높아지는 등 전반적인 노화를 체감하게 된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 중 질건조증은 성교통을 유발해 부부관계를 기피하게 만들고 성욕을 떨어뜨려 부부 금슬을 망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이에 갱년기를 개선하려고 건강기능식품 및 영양제를 찾거나, 호르몬제를 복용하는 등 다양한 방식을 고려하는 게 되는데 전문가와 상의한 뒤 자신의 증상에 맞는 처방을 받아야 한다.

최근에는 한방치료로 갱년기를 완화하는 방법이 호응을 얻고 있다. 체질 및 건강상태에 따라 다양한 갱년기 증상에 맞게 처방함으로써 무너진 신체 밸런스를 되찾아 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이 병원은 갱년기클리닉을 운영하며 심신 안정을 도모하는 다양한 한의학적 치료법을 시행하고 있다. 한약은 갱년기로 인해 나타나는 대표적 초기 증상인 가슴답답함, 안면홍조, 수족냉증 등을 빠르게 완화해준다. 체내에 갇힌 열을 내려줄 수 있는 체액을 보충해주는 게 치료 원리다. 즉 ‘수승화강’(水昇火降)으로 상부의 열을 끄고 하부의 자궁 및 신장을 보해 갱년기를 순조롭게 넘어갈 수 있게 돕는다. 이밖에 침·재생침, 온향요법, 두한족열요법, 한약좌훈요법 등 갱년기에 특화된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갱년기는 신체적 문제보다 정신적인 감정기복 등으로 두 배 힘들다. 아이들이 모두 성장하며 ‘빈둥지증후군’에 노출되고, 부부금슬이 예전과 같지 않다. 자연 여성으로서의 존재감을 상실해 우울증에 빠질 수 있다. 이런 엄마의 감정기복을 당연한 것으로 치부해 넘기다보면 문제가 해결은커녕 악화되는 측면이 큰 게 사실이다.

조진형 광동한방병원 오행센터 원장은 “엄마는 증상을 방치하지 않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하며, 가족들은 따뜻한 이해와 정서적 지지를 바탕으로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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