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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41명 외교관 송환 통보’ 인도에 “비공개 대화 원해"

김영은 기자I 2023.10.04 09:54:57

“인도, 캐나다 외교관 62명 중 41명에 본국 송환 요청”
10일까지 송환 따르지 않으면 ‘면책 특권 중지’ 고려
캐나다 “현지 외교관 안전 중요, 인도와 비공개 접촉중”

[이데일리 김영은 기자] 캐나다가 외교적 갈등을 겪고 있는 인도와 비공개 회담을 원한다고 밝혔다. 인도에 주재하고 있는 자국 외교관들의 안전을 우려해서다. 앞서 인도는 캐나다 국적 시크교도 사망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것과 관련해 자국 주재 캐나다 외교관 41명에게 송환 통보를 내렸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대통령(왼쪽)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사진=AFP)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무장관은 이날 내각 회의에 앞서 “우리는 인도 정부와 접촉하고 있고 외교관들의 안전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기에 외교적 대화를 비공개로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인도와 계속 비공개로 대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인도 정부가 캐나다에 자국 주재 캐나다 외교관 약 41명을 이달 10일까지 본국에 돌려보내도록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인도에는 총 62명의 캐나다 외교관이 주재한다. 소식통은 “인도 정부가 기한 내 본국으로 귀환하지 않은 캐나다 외교관에 면책특권을 상실토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졸리 장관은 FT의 보도가 정확한지 묻는 현지 기자의 질문엔 답하지 않았다. 다만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분명히 우리는 인도와 매우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인도 정부와 협력하고 캐나다인 및 캐나다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현지에 외교관을 두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양국 간 갈등은 캐나다가 지난 6월 사망한 자국 시크교도 지도자 하디프 싱 니자르 사망 사건의 배후에 인도 정부가 있다고 지목하며 촉발됐다. 트뤼도 총리는 지난달 18일 인도 정부가 니자르 사망 사건에 관여한 ‘믿을 만한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국 주재 인도 외교관을 추방하고,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인도 정부에 문제를 제기한 사실을 전했다. 이후 같은 달 21일엔 국제연합(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참석차 방문한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도 정부가 니자르 사망 사건 관련 조사에 협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인도 정부는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하며 인도 주재 캐나다 고위 외교관을 추방한다고 선언하며 맞불을 놨다. 인도는 또 지난달 22일 캐나다인에 대한 신규 비자를 중단하고 캐나다에 인도 내 외교적 입지를 줄여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니자르는 지난 6월 18일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시크교 사원 밖에서 총에 맞아 사망한 인도계 캐나다인이다. 인도로부터 독립된 국가인 시크교 본국을 지지하는 그는 2020년 7월 인도에 의해 ‘테러리스트’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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