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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로이터통신은 중국 정부가 앤트그룹과 개인 신용 평가 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새 합작회사는 앤트그룹과 국영기업인 ‘저장 관광 투자 그룹’이 각각 35%의 지분을 소유한다. 다른 국가 지원 파트너인 항저우 금융투자그룹과 저장전자구안은 각각 최소 5%의 지분을 소유한다.
그동안 앤트그룹은 10억명이 넘는 알리페이 이용자를 대상으로 금융 정보를 얻은 뒤 다양한 대출 상품을 출시해 왔다. 특히 신용정보가 확실하지 않는 사람을 대상으로 연 14% 이상의 높은 이율로 대출을 시행하며 금융당국의 우려를 사왔다. 지금까지 앤트그룹을 비롯한 빅 테크 기업이 신용평가 회사와 이용자의 데이터를 공유하는 것을 꺼린 이유다.
새 합작회사가 설립되면 대출이 필요한 알리페이 사용자는 새 합작투자 회사에서 신용심사를 받는다. 이 심사에서 통과한 사용자는 신설되는 화베이와 제베이 대출 앱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조치는 금융시장에서 점차 영향력을 행사해 나가는 앤트그룹을 사실상 해체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룹 주요 매출 부문의 통제력을 잃는 셈이기 때문이다. 제베이, 화베이 등 앤트그룹의 신용기술 사업부는 지난해 상반기 그룹 매출의 39%를 기록했다. 지난해 중국 소비자 대출의 약 10분의 1을 담당하기도 했다.
FT는 중국 금융규제 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중국 정부는 빅 테크의 독점력이 데이터 통제에서 나온다고 믿고 있다”라면서 “당국은 기업의 데이터 통제를 끝내고 싶어한다”라고 전했다. 중국 인민은행 전직 관계자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새 합작회사는 앤트그룹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당의 의견을 반영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앤트그룹이 신 성장동력 부문을 포기한 까닭은 지난해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가 당의 금융 규제를 강력히 비판한 데 따른 높은 수위의 보복 탓이다. 마윈의 발언 뒤 앤트그룹의 상장은 전격 취소됐고, 별도의 금융지주를 만들어 금융 사업을 이관토록 했다. 금융지주가 설립되면 당국의 강도 높은 규제를 받아야 해 공격적인 확장은 더 이상 불가능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