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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저리 산행] ''시닥나무'' 아래서 시시덕대며 ''딱 한 잔''

조선일보 기자I 2008.10.16 12:40:00

나무아래 술마시기

[조선일보 제공] 언저리 산행인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 중 하나는 숲 속에서의 '절제된 음주(飮酒)'. 찬 가을 바람 맞으며 단풍 물결을 보면서 술 한 잔 달게 삼키는 풍류는 그 어디에도 비할 바가 아니라고.

단풍 유난히 곱고 열매 유난히 예쁜 나무를 소개한다. 이곳에서 간단히 싸온 안주와 술 한 잔 즐기고 일어서는 여유를 누려봐도 좋겠다. 단, 반드시 가볍게 마실 것. 음주 후 충분히 쉬고 몸을 움직이는 것도 중요하다.

▲ 타오르는 주홍빛으로 물든 당단풍 나무. / 나무해설도감 저자 윤주복 제공

복자기나무|복자기나무 단풍은 대개 눈부신 진홍 빛깔로 불타오른다. 빛깔이 유난히 아름다워 가을 정취를 즐기기에 그만. 이 나무 아래 앉아서 수통에 싸온 복분자주나 모과주를 즐겨볼 것. 빛깔도 향기도 맛도 화려한 언저리 산행이 가능해진다.

복장나무|우리나라에서 단풍이 가장 예쁘기로 손꼽히는 나무 중 하나다. 강원도 일대 숲 어느 곳을 가도 쉽게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단풍나무다. 노랗고 또는 붉은 잎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파스텔 톤의 단풍 물결을 자아낸다. 설악산 '등선대' 앞 복장나무가 가장 수형도 크고 예쁜 나무 중 하나로 꼽힌다.

시닥나무|유혹적인 붉은 빛 또는 강렬한 주홍빛을 자랑하는 단풍나무. 시닥나무의 단풍은 말 그대로 불타오르는 느낌이다. '단풍나무 풍(楓)'의 옛 이름인 '싣(楓)'이 변해서 오늘날의 시닥나무가 됐다. 옛날엔 아예 '단풍나무'라고도 불렸다고. '신나무'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벚나무|4월 벚꽃이 필 때만 예쁜 게 아니다. 가을엔 잎사귀가 서서히 붉은 빛으로 물드는 장관을 볼 수 있다. 지금은 특히 붉고 푸른 잎사귀가 한데 어우러져 가장 알록달록한 벚나무 단풍을 감상할 수 있는 시기. 때때로 노란빛으로 물들기도 해서 더욱 화려한 느낌을 준다.

마가목|광택 나는 둥글고 붉은 열매가 탐스럽기 그지 없는 나무. 비교적 오래도록 열매를 맺고 있는 모습이 아름다워 관상수로도 인기가 높다. 이 열매를 주워 술을 담그면 기막힌 향기의 과실주를 얻을 수 있다. 한방에선 기침을 멈추거나 허약한 몸을 보하는 약재로도 많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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