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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OPEC+, 내년까지 원유 감산 연장할 듯"

양지윤 기자I 2024.06.02 19:12:23

유가 80달러 안팎, 산유국 예산 균형에 한계
올해 석유 수요 증가율 하향 조정
감산 종료할 경우 7월 이후 공급과잉 우려도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으로 구성된 OPEC 플러스(+)가 내년까지 석유 감산을 연장하기로 합의할 가능성이 높다고 로이터통신은 2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달 28일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본부 밖에 석유수출국기구 로고가 보인다.(사진=로이터)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카자흐스탄을 비롯해 일부 국가의 관계 장관들을 자국 수도 리야드로 불러들인 반기별 장관급 회의를 열고 이날 이같은 결정을 내릴 것이 확실시 된다.

감산 재연장안은 연말까지 유효한 OPEC+ 회원국의 하루 366만배럴과 이달 말 만료되는 일부 회원국의 220만 배럴 규모의 자발적 감산이 모두 포함될 예정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로이터는 두 소식통을 인용해 “일요일(20일) 합의에는 일일 366만배럴의 감산 중 일부 또는 전부를 2025년까지, 자발적 감산 일인 220만배럴의 일부 또는 전부를 2024년 3분기 또는 4분기로 연장하는 방안이 포함될 수 있다”고 했다.

OPEC+가 감산을 연장한 배경에는 배럴당 80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는 현재 유가로는 회원국들의 예산 균형을 맞추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OPEC+는 2022년 8월 증산을 결정한 것을 마지막으로 감산을 지속하고 있다. 국제 유가가 약세를 이어가자 2022년 11월부터 세계 원유 수요의 5~6%에 해당하는 하루 586만 배럴씩 덜 생산했다.

OPEC+ 회원국 중 8개국가는 올해 1월부터 하루 220만배럴씩 자발적 감산을 진행해 왔다. 감산 시한은 당초 3월까지였으나 이달 말까지 연장된 상태다. 국제유가가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는 가운데서도 고점 대비 10%가량 하락한 데다 주요 석유 소비국인 중국의 수요가 기대만큼 살아나지 않고 있어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5월 시장 보고서에서 올해 석유 수요 증가율을 지난 4월 전망치 대비 하루 14만 배럴을 하향 조정했다. 일각에선 자발적 감산이 이달 말 종료할 경우 7월 이후에는 공급 과잉 상태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선 감산 연장이 지속될지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원유 수출 의존도가 높은 일부 산유국들은 감산으로 재정 수입이 감소하고, 수입도가 높은 국가는 에너지 구입 비용에 대한 비용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합의점을 이끌어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OPEC+ 각료급 회의에서는 아프리카 산유국들이 감산 연장에 반발했다. 자발적 감산은 유지했지만, 앙골라는 이 회의를 마지막으로 OPEC을 탈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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