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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 친환경 행보…美 에너지 기업 CEO 연이어 회동

박순엽 기자I 2021.10.07 10:01:54

수소에너지·에너지솔루션 기업 CEO와 협력 모색
합작법인·지분 인수 통해 친환경에너지 사업 속도
“ESG 경영 깊이·속도를 높여 나가겠다는 의지”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수소에너지와 에너지솔루션 등 그린(친환경)에너지 산업을 주도하는 미국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연이어 만나며 친환경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SK그룹이 수소 사업 등 미래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이들과 협력을 통해 관련 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이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플러그파워 앤드류 J. 마시 CEO를 만나 수소 생태계 구축 등 협력 방안을 논의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SK그룹)
“미 플러그파워와 수소 생태계 구축…아시아 시장 노린다”

7일 SK그룹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지난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미국 수소에너지 기업인 플러그파워의 앤드류 J. 마시 CEO를 만났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다양한 수소 관련 기술을 통해 수소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최 회장은 이날 “플러그파워가 확보한 수소 관련 핵심 기술과 SK그룹이 가진 에너지 관련 인프라·네트워크는 한미 양국 넷제로(Net Zero·탄소중립)를 조기 달성하는데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양사가 긴밀하게 협력해 아시아 지역의 수소 시장 진출도 가속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SK그룹의 각 관계사들은 SK 경영철학인 더블 버텀 라인(DBL·경제·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을 실천하고자 구체적인 탄소 저감 수치 등 넷제로 활동을 측정하고 있다”며 “넷제로 활동도 측정할 수 있어야 개선하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시 CEO는 “수많은 아시아 기업들로부터 협력 제의를 받았지만 SK그룹이 보유한 신뢰감과 네트워크를 고려해 SK그룹과 협력하게 됐다”며 “양사의 강점을 앞세워 아시아 지역 수소생태계를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고 답했다.

최 회장과 마시 CEO의 협력방안은 이날 SK E&S와 플러그파워가 아시아 수소사업을 공동 추진하는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계약을 맺으면서 구체화 됐다.

이날 체결한 계약에 따라 양사는 오는 2024년까지 수소 연료전지, 수전해 설비 등 수소사업 핵심 설비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가팩토리 앤드 연구·개발 센터’(Giga Factory & R&D Center)를 국내 수도권에 건설한다. 또 여기서 생산되는 수전해 설비와 연료전지의 단가를 플러그파워의 기술력을 활용해 획기적으로 낮춰 국내·아시아 시장에 공급키로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플러그파워 앤드류 J. 마시 CEO를 만나 수소 생태계 구축 등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SK그룹)
“그리드 솔루션은 넷제로 위한 핵심기술”

최 회장은 이날 오전에도 미국 그리드 솔루션 기업 KCE(Key Capture Energy)의 제프 비숍 CEO를 만나 에너지 솔루션 시장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KCE는 지난달 SK E&S가 지분 95%를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한 기업이다.

그리드 솔루션은 전기를 저장하는 시설인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활용하는 동시에 송전망과 배전망에 연계된 ESS를 인공지능(AI) 기술과 접목해 전기 공급을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하는 에너지 분야의 신산업을 일컫는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증가하면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전력 공급의 변동성과 전력망의 불안정성을 보완하려면 해당 분야의 기술은 필수적이다.

최 회장은 “앞으로 재생 에너지 확산을 가속화하려면 전력망 안정성 확보가 중요한 과제인 만큼 그리드 솔루션은 넷제로를 앞당길 수 있는 핵심 기술”이라며 “KCE의 그리드 솔루션 역량과 SK그룹의 AI·배터리 기술을 접목하면 미국 1위 그리드 솔루션 사업자로 성장함과 동시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가치 실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숍 CEO도 “KCE는 미국 그리드 솔루션 시장을 연 퍼스트 무버(First mover)이자, 인공지능 기술을 ESS 기반 전력 거래에 성공적으로 적용한 첫 번째 사업자”라며 “SK그룹과 긴밀히 협력해 미국 1위 그리드 솔루션 사업자로 성장해 미국의 탄소 저감과 넷제로 실현에 기여하겠다”고 언급했다.

SK그룹은 자체적으로 보유한 배터리와 소프트웨어 역량을 바탕으로 KCE의 그리드솔루션 사업 전문성을 활용하고, 추가 성장자금 투자·사업모델 고도화 등을 통해 오는 2025년까지 KCE를 미국 내 1위 기업이자 글로벌 톱티어(Top-tier·최고 수준)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이 탄소중립과 넷제로 조기 달성을 독려하고, SK 관계사들의 RE100(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 사용) 가입을 주도한 것은 ESG 경영이 보편적인 가치로 자리 잡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며 “최 회장이 미국 에너지 혁신기업 CEO를 잇따라 만난 것도 ESG 경영의 깊이와 속도를 높여 나가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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