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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업계, 내수 판매 부진 현실화하나…"개소세 혜택 줄자 8월도 부진"

송승현 기자I 2020.08.30 15:24:50

개소세 3.5% 인하 혜택…3~6월 꾸준한 내수 성장
올 상반기 총 94만대 판매…전 세계 유일 내수 성장
혜택 준 7월 성장세 꺾여…"정부 개소세 인하 늘려야"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올해 상반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내수 성장을 이뤄낸 국내 완성차 업계가 하반기 내수 판매 부진에 애를 태우고 있다.

3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5개 업체(현대자동차(005380)·기아자동차(000270)·쌍용자동차(003620)·한국지엠·르노삼성자동차)의 8월 내수 판매는 지난 7월과 마찬가지로 부진할 전망이다. 지난 7월 국내 완성차 업체의 내수 판매는 총 14만4422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1% 증가했지만, 올해 3월 이후 보였던 꾸준한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앞서 완성차 업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던 지난 1, 2월 이후 정부의 개별소비세 3.5% 인하 혜택에 힘입어 반등에 성공했다. 특히 개소세 인하 혜택의 막차인 지난 6월에는 내수판매 17만6468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41.2% 증가하는 역대급 기록을 경신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세계 10대 자동차 시장 가운데 한국만이 유일하게 국내 판매가 증가하는 기염을 토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올 상반기 내수 판매는 총 94만8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과 미국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6.7%, 23.8%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수치다.

하지만 지난 7월 개소세 인하 혜택폭이 기존 3.5%에서 1.5% 수준으로 하락하며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7월 역시 표면적 수치로는 상승한 것처럼 보였지만, 현대차를 제외하면 나머지 업체는 내수 하락폭이 컸다.

르노삼성차는 인기 모델이자 내수 시장을 견인했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M3의 판매량이 전월 대비 64.2%(1909대) 빠지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쌍용차 역시 7월 6702대 판매하며 한 달 만에 내수 판매 1만대 선이 붕괴했다.

업계 관계자는 “개소세 인하 혜택 폭이 줄어들면서 국내 1위 점유율을 가진 현대차를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판매량이 빠진 상황”이라며 “개소세 혜택이 컸던 6월까지 차량을 받지 못한 고객들 가운데는 계약 취소하시는 분들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코로나19 위기에도 불구하고 실적을 책임졌던 내수 판매가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다음 달 1일 8월 자동차 판매량 발표를 눈앞에 두고 있는 완성차 업계들은 한목소리로 내수 판매 부진이 현실화했다고 입을 모았다.

먼저 지난달 깜짝 내수 성장을 기록했던 한국지엠은 당초 예상했던 8월 판매량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예측이다. 르노삼성차 역시 XM3 판매 부진이 여전한 것으로 집계돼 7월과 비슷한 내수 판매량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대·기아차도 준중형 및 중형 세단과 소형 SUV 판매 모델을 필두로 판매가 저조할 것으로 관측된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이 점점 완화하면서 기지개를 펴던 해외 판매가 코로나19 재확산이 본격화하면서 다시금 업황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개소세 혜택 폭이 줄어든 것이 이렇게 큰 영향을 줄지는 몰랐다”며 “코로나로 인한 자동차 업황 불황이 재차 가시화하기 전에 정부에서도 관련법 개정을 통해 개소세 인하 혜택을 더 늘리는 방안을 고려하는 등 선제적 조치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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