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인프라·유상원조까지…尹, 베트남서 경제·산업 협력 확대

박태진 기자I 2023.06.25 17:09:30

‘수교 30주년’ 국빈 방문서 세일즈 외교 성과
원산지 전자 시스템·광물 공급망 센터 등 합의
尹 “2030년까지 40억 달러 유상원조”
“베트남 인프라 적극 지원”…MOU 111건 체결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간)부터 24일까지 2박 3일간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에서는 광물 공급망 구축, 인프라 개발, 유무상 원조 지원 확대 등 경제 분야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작년 수교 30주년 계기로 기존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에서 외교·안보를 강화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지만, 그간 양국 관계의 중심이었던 경제 분야도 소홀히 하지 않은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하노이 한 호텔에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포럼에서 박수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30년 교역액 1500억弗 목표 달성 가속화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3일 하노이 주석궁에서 열린 보 반 트엉 베트남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도출한 경제분야 핵심 성과로 △희토류 등 광물 공급망 구축 △에너지·인프라 협력 강화 △현지 수요에 부합하는 유무상 원조 지원 확대 △베트남 진출 기업 지원책 모색 등을 내세웠다.

양 정상은 경제·산업 협력 강화에 합의했다.

먼저 작년 수교 30주년 계기에 수립한 ‘2030년까지 교역액 1500억 달러’ 목표 달성을 가속화하기 위한 제도적 협력 강화 차원에서 ‘원산지 증명서 전자교환 시스템’(EODES) 구축을 마무리하고 다음달부터 개통하기로 했다.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 특혜 관세 적용시 양국 수출입 기업의 편의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또한 양 정상은 ‘핵심광물 공급망 센터 설립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베트남은 희토류 매장량 세계 2위 국가로 꼽힌다. 이에 경제안보 측면에서 중요한 희토류를 포함, 핵심광물에서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을 다변화하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윤 대통령은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과 관련, “베트남과 풍부한 희토류 개발과 관련해 협력 잠재력이 크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핵심광물 공급망 센터를 설립해 협력 기반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베트남에 대한 개발협력도 한층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향후 7년간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지원 한도를 기존 15억 달러에서 20억 달러(약 2조6070억원)로 확대 갱신할 예정”이라며 “20억 달러 규모의 경협증진자금 협력약정도 첫 체결해 2030년까지 총 40억 달러의 유상원조를 지원하겠다”고 했다. 또한 “2024~2027년 총 2억 달러 규모의 무상원조를 환경, 기후변화 대응, 보건, 교육, 디지털 전환 등에 지원하겠다”며 특히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 무상원조로 향후 10년간 3000만 달러 규모의 과학기술 공동연구를 지원할 방침이라고 소개했다.

양국은 또 베트남이 지난 5월 발표한 ‘제8차 전력개발계획에 근거한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수소 등 신재생 에너지 생산, 스마트 신도시 등에서 협력하는 ‘도시성장 동반자 프로그램’ MOU도 체결했다. 아울러 기후변화 대응 분야에서도 협력을 모색하기로 했다.

이에 트엉 주석은 ‘2030년 한·베트남 교역액 1500억 달러’ 목표를 재확인하면서 “한국 기업들의 베트남 화력 발전소, LNG발전소, 국가중점사업, 하이테크 전자제품, 반도체, 빅데이터, 생명공학, 스마트시티 등 신규 투자 및 투자 확대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하노이 한 호텔에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 양국 600명 참석

윤 대통령의 이번 국빈방문 계기에 양국 간 총 111건의 MOU가 체결됐다.

대통령실은 같은 날 오후 하노이 한 호텔에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을 계기로 방위산업, 소비재, 헬스케어, 식품 등 교역 분야에서 54건, 전기차, 첨단산업 등과 관련해서 28건, 핵심광물, 온실가스 감축 등 공급망·미래협력 분야에서 29건의 MOU가 체결됐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포럼에 참석해 “한국은 ICT, 핵심 광물 분야에서 베트남의 기술 역량을 높이고, 글로벌 어젠다에도 공동으로 협력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베트남의 전력, 통신 인프라 개발을 적극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과 하노이의 물리적 거리는 3000㎞가 넘지만, 양국은 무역 투자는 물론 인적교류와 문화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분야에서 핵심 파트너가 됐다”며 “그간 경제인 여러분의 노력에 힘입어 우리 양국은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모범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했다”고 격려했다.

이에 팜 밍 찡 베트남 총리는 “한국기업이 베트남에 대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 모습들을 볼 수 있다”며 “베트남 정부는 기업인들이 베트남에서 사업하는 데 어려움이 없게 가장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성과에는 대규모 경제사절단의 역할도 한몫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포럼에는 우리 측에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을 비롯한 경제단체장들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구자은 LS 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등 대기업은 물론 다양한 분야에서의 중소중견기업들로 구성된 경제사절단 기업인 300여명이 참석했다. 베트남 측에서도 정부 및 기업인 300여명이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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