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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소원 졌지만.. 알뜰주유소 문제 많다"

김현아 기자I 2012.07.16 11:26:37

김문식 한국주유소협회장 인터뷰
공영주차장 알뜰주유소 허용은 생존권 위협
알뜰주유소는 대표적인 `조삼모사` 정책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알뜰주유소에 대한 헌법소원은 각하됐지만 문제는 심각합니다.” 김문식 한국주유소협회장은 헌법소원에 대한 각하결정은 아쉽지만 정부가 국민 세금으로 특정사업자인 알뜰주유소만 지원한다는 사실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김문식 한국주유소협회 회장을 지난 13일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한국주유소협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공영주차장 알뜰주유소 정책에 대해 큰 우려를 나타냈다.
김 회장은 지난 2월 협회 경기도지회장 근무 당시 “한국석유공사와 농협중앙회가 알뜰주유소에 석유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실시한 석유구매 공동입찰이 헌법 제11조 ‘평등권’과 제119조 2항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 자유와 창의’ 조항을 침해했다”며 헌법소원을 낸 바 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소(訴)가 형식적인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각하했다.

경기도지회는 용인시 처인구에 알뜰주유소 1호점이 개점한 지난해 12월 28일을, 정부는 알뜰주유소 정책을 가능하게 한 `석유및석유대체원료사업법`이 시행된 때를 기준으로 봤는데 정부 손을 들어준 것. 법률에 대한 헌법소원은 당해법률이 시행된 사실을 안 날로부터 60일 이내, 법률이 시행된 날로부터 180 이내에 해야 한다.

김문식 회장은 “정부가 인위적으로 석유유통시장에 개입했는데, 그 결과 얼마나 휘발유 값이 떨어졌냐”면서 “알뜰주유소 중에는 가격이 비싼 곳도 있으며, 저렴해 봤자 ℓ당 30월 꼴이어서 알뜰주유소까지 가는 거리나 사은품 제공 등의 혜택을 감안했을 때 싸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공영주차장 알뜰주유소 확대는 생존권에 심각한 위협

그는 “정부가 기름값의 핵심인 유류세를 건드리지 않고 민간시장에 개입하는 방법만 쓰다보니, 공정경쟁 원칙이 훼손된 것은 물론 알뜰주유소 인근 주유소의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면서 “더 큰 문제는 전국 3000여 개 공영주차장에 알뜰주유소를 만들려 하는 것”이라고 걱정했다.

알뜰주유소는 정부가 시설개선자금과 세제를 지원함에도 598여 개에 불과하다. 이중 농협 폴사인(입간판)을 바꿔 단 398개와 도로공사 주유소 80여 개를 제외하면 별반향이 없는 상태. 하지만 국토해양부가 `주차장법 시행령`을 고치면서 가능해진 공영주차장 알뜰주유소는 파급 효과가 심각하다고 했다.

김문식 회장은 “2008년 경기도 안산시에서 공영주차장에 주유소를 만들려다 지역 주유소들의 항의로 유보한 바 있다”면서 “관련 제도가 시행되면 공영주차장 알뜰주유소가 확대되고, 이마트 등에서 캔용기까지 판매하면 일반 주유소의 생존권이 심각하게 위협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1만3000여 개 회원사를 가진 한국주유소협회는 오는 24일 정부 과천 청사 앞에서 알뜰주유소 확대 정책에 반대하는 총궐기 대회를 연다.

◇알뜰주유소 공익성도 있지 않을까..조삼모사(朝三暮四)다

주유소 업계의 경영난이 심각하다지만 알뜰주유소 덕분에 기름값이 내려가는 공익적 결과도 있지 않을까.

이에 김 회장은 “일각에서 밥그릇챙기기로 보실 수도 있지만 알뜰주유소를 가만히 뜯어보면 국민 세금으로 지원하는 것이어서 국민 입장에선 한쪽 주머니로 돈이 나가고 그 돈으로 기름을 약간 저렴하게 구매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또 “주유소는 폐업하려 해도 환경규제 때문에 1억4000여 만원에 달하는 폐업 비용을 치뤄야 한다”면서 “주유소에 대한 신용카드 수수료 1.5% 역시 겉으로 보기에는 타 업종보다 저렴하지만, 세금으로 걷어가는 부분까지 수수료 산정기준에 포함됐다는 점에서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국내 휘발유 값의 구조는 전체가 2000원이라고 했을 때 그 중 절반이 유류세다. 하지만 신용카드사가 수수료를 매길 때는 전체 가격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부당하다는 얘기다.

김문식 회장은 “한 때 주유소 3개를 운영했지만 지금은 1개만 하고 있다”면서 “정부의 선한 의지를 이해한다 해도 공평하지 못한 정책을 쓴다면 부정적인 효과가 더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1983년 당시 쌍용정유(현 S-Oil(010950))에 입사한 뒤 1992년 퇴사해서 현대오일뱅크 입간판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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