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한국의 티파니를 만드는 게 꿈이랍니다"
주얼리 전문매장 `미니골드`, 다이아몬드 웨딩주얼리 `메리쥬` 등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주)혼의 서미경 이사의 얘기다.
그는 패션주얼리 업계 숨은 실력자로 통한다. 기획부터 디자인, 판매까지 두루 다양한 경험을 가진데다 대중의 수요를 꿰뚫어보는 감각까지 `주얼리 대중화`에 종합적인 판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무대 뒤의 총감독 같은 역할을 하는 셈이다.
80년대 금은방은 담배 냄새 가득한 곳에 화투를 치는 장면이 먼저 떠올랐고, 귀금속 하면 부유한 사람들의 전유물이거나 혼수품을 준비할 때나 장만하는 것으로 인식했다.
복덕방과 비슷한 분위기의 금은방 일색이던 국내 귀금속 시장에서 90년대부터 14·18K 주얼리를 겨냥해 돌풍을 일으킨 기업이 (주)혼이다. 로드숍을 통한 근접화 전략, 톡톡 튀는 디자인, 젊은 층을 타깃으로 성공을 거뒸다. 96년 국내 최초로 영 패션 주얼리 전문매장 `미니골드`를 만든 (주)혼은 현재 전국 100여 개 프랜차이즈 매장을 거느리고 있다.
이곳에서 서미경이사는 `미니골드`의 시작 초기부터 올 초 론칭한 다이아몬드 웨딩주얼리 브랜드 `메리쥬`의 탄생까지 산파 역할을 했다.
대학에서 공예학을 전공하고 98년 졸업한 뒤 체인사업 초기였던 `미니골드`에 입사했다. 공채 신입사원으로 매장에서 판매부터 시작했고, 차곡차곡 단계를 밟아 14년 만에 임원 자리를 꿰찼다. 간혹 오너의 친인척으로 오해받기도 하지만, 깐깐하기로 소문난 혼의 노희옥 회장이 열정과 성실함을 높이사 `작은 거인`이라며 제자처럼 아끼고 있다.
"`반짝반짝 예쁘게 빛나라`는 뜻으로 어머니가 직접 지어주신 제 이름과도 같은 운명이 아니었을까 늘 생각합니다."
초고속 승진의 배경에 대해 서미경 이사는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주얼리를 만들겠다`는 회사의 비전과 개인의 꿈이 일치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니골드는 대중화한 브랜드인 만큼, 끊임없이 글로벌시장의 흐름을 조사·분석하고 트랜드를 제시해야 합니다. 다양한 상품의 구색은 물론 합리적인 가격, 여기에 독창적이고 차별화한 다양한 서브 브랜드, 컬렉션을 개발하는 일은 생각보다 간단한 일은 아니죠."
겉으로는 한없이 화려해 보이지만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상품은 판매와 같은 현장경험에서 나온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창의성이 필요한 디자인 역시 예술적 감성에만 의존하다 보면 대중과 멀어질 수 있다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
"예술적인 감성을 대중적이고도 합리적으로 풀어내야 하는게 모든 디자이너의 고민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히 디자인만 연구하고 고민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판매, 마케팅, 기획까지 경험해야 고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디자인을 찾아 접점을 만들 수 있죠."
그는 국내 주얼리 시장이 단순한 소장가치 중심에서 착용가치까지 따지는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4조 5000억 원 규모의 국내 주얼리시장에서 89%가량이 아직도 금 시장이다. 이어 예물시장이 34%인 1조 6000억 원, 다이아몬드시장이 6721억 원을 29%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이제는 금의 무게를 따져서 귀금속을 구매하기보다는 좋은 컨셉을 가진 디자인, 그리고 의미를 부여해 더 가치 있게 착용할 수 있는 주얼리가 더 대중화될 겁니다. 하나를 하더라도 가치 있는 소재와 디자인을 한 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 브랜드만이 고객에게 인정받고 평생 브랜드로서 자리 잡겠죠"
서 이사는 미니골드를 필두로 각 타킷별 주얼리 브랜드 사업을 통해 `주얼리 제국`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일본, 이탈리아와 같이 어디에 내놓더라도 손색없는 `명품 브랜드`가 국내에서도 조만간 탄생해야죠. 그 주인공이 미니골드, 메리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
실제로 혼은 여성의 생애주기와 함께 할 수 있는 브랜드를 타킷별로 세분화해서 착실하게 `주얼리제국`을 준비하고 있다.
서 이사는 개인적으로는 다이아몬드를 대중화하기 위해 올초 만든 `메리쥬`로 그 꿈에 한발 다가섰다고 평가했다. 또 감성을 직접 디자인으로 담아내어 일 년에 한 번씩은 전시회에 출품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주)혼= `월트디즈니` 주얼리나 TYL(틸) 브랜드를 통해 실버나 커스텀(패션)주얼리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또 `미니골드`를 통해 20~30대는 물론 50~60대까지도 아우를 수 있는 대중 브랜드로 키워가고 있다.
특히 올 초 새롭게 선보인 `메리쥬`는 다이아몬드의 대중화를 위한 브랜드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예물 중심의 다이아몬드 구매 패턴을 연인 간의 프로포즈, 웨딩, 기념일 등 주얼리 선물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품목으로 자리 잡도록 한다는 목표다. 또 앞으로 다이아몬드, 보석 등을 중심으로 세계 3대 주얼리 명품브랜드인 `반 클리프 아펠(Van cleef & arpels)` 같은 고가브랜드까지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서 미 경이사 약력=▲미니골드 공채 입사(1998.12)▲건국대학교 생활문화대학 공예학과 졸업(1999.2)▲A.J.P.-GIA 미국 공인 다이아몬드 감정, 주얼리 전문가 ▲AG-Korea 국가공인보석감정사▲JBA 주얼리 비즈니스 전문가 ▲J.P.I 일본진주전문가 ▲주얼리 머천다이징 대학 특강 출강 ▲㈜혼 메리쥬 사업팀 이사
(사진=권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