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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에게 통지된 귀국 출발 시간을 7시간여 앞둔 지난 14일(현지시간) 오후 2시30분이었다. 우크라이나 방문이 전격적으로 결정됐다는 것이다.
그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 사실을 대통령실이 요청할 때까지 철저히 함구해 줄 것을 강력하게 요청했다. 노트북이나 휴대전화 등의 사용을 자제해 달라고 했다.
이어 “현재 전시 상황에서의 협력 문제, 그리고 향후 폴란드를 포함한 재건 과정에서의 협력 문제, 구체적으로 별도로 논의할 사항이 많이 식별돼서 이번에 회담이 필요하게 됐다”고 방문 배경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국제사회의 초미의 과제인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 대한민국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깔려 있다고 판단, 받아들였다”며 “그래서 경호와 안전 문제, 방문 필요성 문제를 놓고 당연히 고심 끝에 입장을 정하고 대통령께서 결심하셔서 방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14일 오후 바르샤바대 연설을 마치고 극소수 인원들만 대동한 채 곧바로 우크라이나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현지가 매우 위험하다는 점 때문에 철저히 보안을 유지했다. 이번 순방 일정 브리핑이 있던 지난 6일에도 우크라이나 방문 계획을 부인했고, 12일 리투아니아에서 나토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폴란드로 이동해 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도 철저히 함구했다.
한편 이번 윤 대통령 부부의 우크라이나 방문은 지난 5월 방한한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가 남편인 젤렌스키 대통령의 초청 의사가 담긴 친서를 윤 대통령에게 전달하면서 시작됐으며, 그간 정상 간 물밑접촉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윤 대통령은 파병지가 아닌 전시 국가를 공식 방문한 우리나라 최초의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은 각각 2014년 12월 이라크 자이툰 부대, 1966년 10월 베트남에 파병된 맹호부대 장병들을 현지에서 격려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