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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안 팔린다…LG전자, '플랫폼·콘텐츠'로 돌파

이다원 기자I 2022.08.07 15:31:57

올해 공급처 ‘10배’ 늘린 200여곳으로
플랫폼 경쟁력 위해 콘텐츠도 강화
충성 고객·수익 다변화 ‘일석이조’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LG전자가 최근 급격히 둔화한 TV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아 나섰다. TV 사업이 28분기 만에 적자 전환하는 등 부진이 예상되자, 스마트 TV 운영체제(OS)인 ‘웹OS(webOS)’를 확장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겠단 구상이다.

올해 초 미국에서 열린 CES 2022에서 LG전자가 선보인 스마트TV 플랫폼 webOS. (사진=LG전자)
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TV 플랫폼 강화 전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팬데믹 종료와 글로벌 경제위기로 TV 수요가 내년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프리미엄 TV 시장 지위 강화, 고객경험 차별화, 하드웨어가 아닌 플랫폼 사업 강화라는 세 가지 축을 갖고 사업의 질적 성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LG전자가 예고한 플랫폼 사업의 핵심은 웹OS다. 웹OS는 스마트TV용 운영체제로, 스마트폰처럼 TV를 인터넷에 연결하거나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려받는 등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이다.

LG전자는 웹OS를 외부에 공급하며 플랫폼 영향력을 확장할 계획이다. 방글라데시의 월튼(Walton), 미국 세이키(SEIKI) 등 자체 스마트TV 운영체제를 갖지 않은 해외 브랜드가 주요 고객이다.

LG전자는 올해 웹OS를 200여 기업에 공급할 계획이다. 지난해 웹OS를 공급한 기업은 20여 곳으로, 1년 만에 공급처를 최대 10배까지 늘리겠단 포부다.

LG전자가 지난 6월 30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SM엔터테인먼트와 홈 피트니스 분야 합작법인 ‘피트니스캔디(Fitness Candy)’ 출범식을 열고 사업 비전과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피트니스캔디 사업 소개를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플랫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콘텐츠도 확충하고 있다. 이르면 내달께 홈 트레이닝 앱 ‘피트니스캔디’를 출시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다양한 운동과 TV·스마트 밴드 등 주변 기기를 결합한 신개념 콘텐츠를 ‘킬러 앱’으로 만들 구상이다. 이 외에도 25개국에 총 1900개가 넘는 채널을 제공하는 무료 방송 서비스(LG채널)도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LG전자는 새로운 수익 창출의 기회도 모색하고 있다. 단순히 웹OS를 판매해 얻는 수익뿐만 아니라, 플랫폼을 통해 광고 수익을 얻거나 콘텐츠 판매 수익까지 노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월 구독료로 2만~3만원을 고려하고 있는 피트니스캔디처럼 플랫폼을 기반 삼아 구독 경제로 확장할 가능성도 크다.

고객 락인(Lock-in·잠금) 효과 역시 공략 대상이다. LG전자는 향후 TV뿐만 아니라 다양한 디바이스에서도 스크린 경험을 통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여러 스마트 가전과 PC 등으로 플랫폼 생태계를 넓혀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다.

타사 스마트TV까지 플랫폼 생태계를 넓히면서 LG전자는 스마트TV 운영체제 시장에서 몸집을 불리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Omdia)에 따르면 TV 운영체제 시장 점유율은 구글 안드로이드(38.7%)와 삼성 타이젠(21.3%), LG 웹OS(13.8%) 순이다. 뚜렷한 선두 없이 하드웨어 경쟁력을 가진 TV 제조사와 빅테크 기업이 각축전을 벌이는 셈이다.

이 같은 LG전자의 새 전략을 업계 안팎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전 세계적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물류비 상승 등 여파로 LG전자 TV사업은 올해 2분기 18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28분기 만에 적자 전환했다.

당분간 대내외 경제 환경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 전망도 어둡다. 이를 고려하면 LG전자의 수익 다변화 움직임이 필요한 전략이라는 판단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TV는 극심한 침체 속에 적자 전환했고, 수요 침체에 따라 현재 유통 재고가 많은 상태”라면서도 “다만 향후 콘텐츠 및 광고 매출을 확대하려는 전략이 긍정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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