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이어 EU·영국까지 피벗 이어간다…美고용둔화 관건

김상윤 기자I 2024.06.06 18:04:49

캐나다, 미국과 금리차 확대에도 금리인하
"한계 가까워지지 않아..추가인하도 합리적"
美금리인하 지연시 통화평가절하 리스크
美경기둔화 조짐…7일 고용보고서 주목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우리는 한계에 가까워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명확한 선(금리차)이 있는 것은 아니며, 역사를 보면 (미국과) 상당한 차이가 있었던 시기가 있었다.”

티프 맥클렘 캐나다은행 총재 (사진=AFP)
티프 맥클렘 캐나다은행 총재는 5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기존 5.00%에서 4.75%로 0.25%포인트 낮춘 후 기자회견에서 강한 ‘비둘기’(통화완화 선호) 색채를 보였다. 미국이 올 들어 인플레이션 고착화 현상을 보이면서 금리 인하 시점이 늦어지자 그간 신중론을 펼쳤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자칫 먼저 ‘피벗(긴축정책서 전환)’에 나설 경우 미국과 금리차 확대로 캐나다달러 가치가 뚝 떨어질 수 있지만, 이날은 과감히 자신감을 드러냈다.

심지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둔화세를 지속하고 2% 인플레이션 목표를 향해 지속해 둔화할 것이란 우리의 확신이 커진다면 추가 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것은 합리적인 일”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캐나다은행이 이처럼 비둘기 색채를 완연하게 드러난 것은 글로벌 중앙은행이 곧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하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특정국가만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그 나라의 통화가치만 급락할 수 있다. 하지만 복수의 국가가 동시에 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몬트리올 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더그 포터는 “더 많은 중앙은행이 금리를 낮추면 특정국가의 통화절하가 집중될 가능성이 줄어든다”면서 “다른 중앙은행들도 금리 인하를 시작하기가 더 쉬워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사진=AFP)
유럽중앙은행(ECB)는 6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약 5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2022년 10월에 10.6%로 최고치를 기록했던 유로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속해서 하락해 올해 5월에는 2.6%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물가 둔화가 어느 정도 이뤄진 상황에서 경기침체를 막는 것이 더 중요한 임무로 부상했다. 이미 스웨덴, 스위스가 금리 인하를 단행했고, 잉글랜드은행 역시 피벗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물론 미국이 금리 인하가 늦어지거나 인하 폭이 줄수록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통화완화 속도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다른 국가와 달리 미국만 나홀로 경제가 탄탄한 상황에서 강달러 현상은 지속할 수밖에 없고 금리 차 확대에 따라 각국의 통화가치가 급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사진=AFP)
미국은 이르면 9월께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올 초 인플레이션 고착화 현상이 보이면서 올해 금리 인하는 물 건너갔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현재는 두 차례 인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최근 수요둔화와 함께 제조업 위축 등 경기둔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관건은 고용둔화다. 4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이어 미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의 5월 고용보고서마저도 고용시장이 둔화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냈지만, 표본이 적어 정부보고서와 종종 큰 차이를 보인다는 게 한계다. 정확한 미국 고용 상황은 7일 발표될 정부 보고서에서 보다 명확히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월가는 5월 비농업 부문 일자리 증가 폭은 17만8000건으로, 전월 17만5000건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5월 실업률은 3.9%로 전월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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