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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 다수당(222석)인 공화당 공식 후보인 매카시는 11차 투표에서 200표를 얻는 데 그쳤다. 소수당인 민주당 하킴 제프리스(212표) 의원에게도 밀리는 성적표다. 1차 투표(203표)와 비교해도 득표 수가 줄어들었다. 공화당 내 반란표가 점점 늘고 있다는 뜻이다.
공화당 강경 보수파는 매카시 대신 바이런 도널즈·케빈 헌 의원 등에게 표를 주고 있다. 맷 게이츠 의원은 하원의원이 아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투표했다. 공화당 보수파는 매카시가 자신들에겐 적대적이면서 민주당에 유화적이라고 불만을 품고 있다. 공화당 보수파의 리더라고 할 수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까지 나서 매카시를 지지하라고 요청했지만 아직 이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의장 선거가 난항을 겪으면서 매카시는 보수파 달래기에 나섰다. NYT는 매카시가 전날 보수파와 추가 협상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매카시는 하원 운영위원회(Rules Committee) 내 공화당 의석 중 3분의 1을 보수파에 할당하겠다고 약속했다. 운영위원회는 법안 수정 가능 여부·토론 횟수 제한 등을 결정하는 핵심 상임위로 꼽힌다. 앞서 매카시는 법률로 특정 정책 예산을 삭감하거나 연방 공무원을 해고·감봉하게 해달라는 요구도 수용했다. 매카시는 이날 투표가 끝난 후 “대화가 진행 중”이라며 “진전이 있다고 생각한다. 곧 그 결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매카시가 보수파와 밀착하면 반대로 온건파가 이탈할 수 있다. 로이터통신은 민주당과 공화당 온건파가 손잡고 제3의 후보를 의장으로 옹립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의장 공석이 길어지면서 미국 의회도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있다. 의장이 선출된 후에야 의원들이 공식 취임하고 입법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13일까지 의장이 선출돼 하원 운영 규칙을 정하지 않으면 하원 직원들 급여도 중단될 수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날 의장 공석 상태에 “부끄러운 일”이라며 “나라를 위해 좋은 모습이 아니”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