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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학부모, 북핵에 방한 주저…현지 날아가 설득했죠"

박경훈 기자I 2017.10.22 14:08:13

[2017 수리과학창의대회]③조청원 운영위원장 인터뷰
중국, 사드 여파로 2년째 참여 불발
스웨덴 학부모 설득하러 현지까지 가기도
국가 대표 창의력 대회로 발돋움 할 것

조청원 2017 국제수리과학창의대회 운영위원장은 이번 대회를 두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수 있는 인재를 발굴함과 동시에 참가 학생과 과학자들이 미래를 함께 고민해볼 수 있는 세계적인 대회다”고 정의했다. (사진=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북핵 위기 때문에 스웨덴 학부모들은 자식을 한국에 보내지 않겠다고 했었죠.”

조청원(64) 2017 국제수리과학창의대회 운영위원장(서울과학기술대 초빙교수·전 국립중앙과학관 관장)은 이번 대회를 준비하며 겪은 가장 큰 에피소드를 이같이 꼽았다. 국제수리과학창의대회는 말 그대로 학생들의 창의력을 경쟁하는 비정치적 행사다. 하지만 국제정세는 학생들의 경연 대회 판마저 흔들었다.

조 위원장은 “중국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문제로 중앙정부에서 허가를 내주지 않아 2년째 대회 참여를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여기에 북핵문제로 스웨덴 학부모들까지 참여를 꺼려 적잖은 고생을 했다”고 돌이켰다.

결국 이 매듭을 풀기 위해 대회를 주관하는 미래융합창조문화재단 관계자들이 직접 스웨덴까지 날아갔다. 평창올림픽 개최국이라는 것부터 미국과의 관계, 외부 뉴스와 다른 평온한 국내 사정 등을 들며 겨우 스웨덴 학부모들을 안정시켰다. 조 위원장은 “다른 국가들은 학생과 지역 교육청 관계자가 오지만 스웨덴은 유일하게 학부모까지 동행했다”고 말했다.

국내 대회인 수리과학창의대회가 국제수리과학창의대회로 발전한 것은 올해로 3년째다. 지난해 고등부에서는 처음으로 스웨덴 참가 학생이 대상(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조 위원장은 이 과정에서 스웨덴 학생과 한국 학생의 사고의 차이를 확인했다. 그는 “같은 주제를 던져놔도 한국 학생들의 결과물은 ‘규정 중심’인 반면 스웨덴 학생들은 ‘인간 중심’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위원장 지난 대회 주제 중 하나인 ‘친환경 에너지를 위한 구조물 제작’을 예로 들었다. 그는 “한국 학생들은 이미 봤을 법한 ‘미래형 태양열 주택’처럼 규정과 예측이 가능한 사물을 내놓는다”며 “스웨덴 학생들은 바람에너지를 이용한 ‘디딜방아’를 만드는 것처럼 인간의 삶을 투영하는 능력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조 위원장은 국제 행사로서의 수리과학창의대회도 전망했다. 그는 미국 테네시주의 소도시, 녹스빌 테네시대에서 개최되는 ‘세계학생창의력올림피아드(Destination Imagination)’를 롤모델로 들었다.

세계학생창의력올림피아드는 1999년에는 작은 행사로 시작했지만 점점 규모가 커지고 외국에서도 참여하며 세계 2대 창의력대회로 올라섰다. 현재는 지역 예선 참가자만 3만여명에 달한다. 본선은 참가자와 관계자 등 수천여명이 테네시를 찾으며 지역경제까지 활성화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조 위원장은 “현재 세계적으로 각종 창의력 대회는 무수히 많지만 우리나라가 종주국인 대회는 이 행사가 유일하다”면서 “최종적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대회로 발돋움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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