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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따져보기]`창작뮤지컬 지원` 첫 단추 잘 꿰어야

김용운 기자I 2012.05.07 11:18:03

정부가 창작뮤지컬 제작비 직접 지원
심사위원 구성부터 투명하게 해야

▲ 문화체육관광부가 올해 처음 시작한 `창작뮤지컬 육성지원사업`의 공모 결과에 뮤지컬계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선정된 창작뮤지컬은 작품 당 2억원에서 5억원까지 지원을 받게 된다. 사진은 창작뮤지컬 `영웅`의 한 장면.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올해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가 신규사업으로 선정한 ‘창작뮤지컬 육성지원사업’(이하 창작뮤지컬 지원사업) 공모가 지난달 30일 마감됐다. 이에 따라 이달 중순께(15일 예정) 발표될 선정작품에 대해 뮤지컬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창작뮤지컬 지원사업은 열악한 국내 창작뮤지컬 제작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가 직접 예산을 투입하는 사업으로 뮤지컬계 안팎에서 주목 받았다. 뮤지컬은 드라마·영화·K팝에 이어 ‘한류’를 이끌어갈 핵심 콘텐츠로 각광 받고 있지만 정작 창작뮤지컬은 대형 라이선스뮤지컬에 밀려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문화부가 대관료 할인이나 세제 감면 등 간접혜택이 아닌 제작비의 일부를 직접 지원하는 방식으로 창작뮤지컬의 활성화를 도모하고 나선 것이다. 덕분에 창작뮤지컬 지원사업 중 `우수 창작뮤지컬 재공연`에 선정된 7개 작품은 19억원의 지원금을 작품 규모에 따라 차등적으로 받게 되며, `우수 창작뮤지컬 해외공연`에 선정된 3개 작품 역시 9억원을 규모에 따라 나눠 가지게 된다. 지원금은 서울뮤지컬페스티벌 등에 지원하는 2억원을 포함해 모두 30억원이다.

그러나 처음 진행되는 창작뮤지컬 지원사업을 두고 뮤지컬계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작품 당 최대 5억원에서 최소 2억원의 목돈을 받게 되는 상황에서 선정과정과 심사결과의 투명성이 얼마나 담보될 수 있을지 걱정스럽기 때문이다.

사업진행을 주관하는 한국뮤지컬협회에 따르면 공모마감까지 접수된 작품은 50편이다. 1차 심사는 관련 전문가 6인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에서 서류심사를 통해 3배수를 선발한다. 여기서 추린 작품을 가지고 관계부처와 전문가 등 9인 이내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인터뷰 심사를 거쳐 최종 지원작을 선정하게 된다.

심사과정이 이렇다보니 심사위원 구성이 결국 지원작 선정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문제는 심사를 맡을 만한 전문가들 중 뮤지컬 제작에도 관여하는 인사들이 적잖다는 것이다. 한국뮤지컬협회에서는 “공모 참가단체와 관련된 인사인 경우 해당위원에서 배제한다”고 명시했지만 `바닥이 좁은` 뮤지컬계를 감안하면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은 심사위원을 구성해 공정한 심사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에 대해 문화부 관계자는 “심사위원 구성은 한국뮤지컬협회에서 진행하는 사안이라 정부가 나서긴 어렵다”고 밝혔다. 박진성 한국뮤지컬협회 사무국장은 “심사위원 구성문제로 지원사업 일정이 지연될 만큼 논의가 오고갔다”며 “이사장인 송승환 PMC 대표는 공모를 하지 않기로 할 만큼 공정성에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우수 창작뮤지컬 재공연 부문에 공모한 한 뮤지컬 기획사 대표는 “결국 얼마나 객관적인 수치와 자료를 토대로 심사를 했는지가 중요하다”며 “심사결과를 발표했을 때 심사과정도 함께 공개하도록 규정에 명시가 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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