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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HK이노엔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분기까지 ‘컨디션’의 누적 매출액은 427억원이다. 코로나19로 연말 술자리가 줄어들면서 쪼그라들었던 지난해 연매출(385억원)을 3분기만에 이미 넘어선데다, 500억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던 2019년 기록을 85%까지 따라잡았다. 숙취해소제 판매는 송년회 및 신년회와 같은 모임이 급증하는 연말연초에 집중되고 2019년 3분기까지 컨디션의 누적 매출액이 360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 컨디션은 2019년 판매기록을 어렵지 않게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컨디션의 부진으로 지난해 적자전환한 HK이노엔의 HB&B(건강기능식품·화장품·음료)부문도 올해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컨디션 매출이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갔다는 것은 국내 숙취해소제 시장의 회복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의미가 있다. HK이노엔의 전신인 CJ제일제당 제약사업부가 1992년 처음으로 국내 드링크제 시장에 ‘숙취해소제’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선보인 이후 컨디션은 국내 숙취해소제 업계에서 50%에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면서 시장을 선도해왔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원은 “HK이노엔의 HB&B부문은 2019년까지만해도 영업이익률이 21.6%에 달하는 고수익 사업부문이었지만 건강기능식품부문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코로나19로 음료부문 실적까지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며 “엔데믹으로 주력제품인 컨디션 매출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어 빠른 수익성 회복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으로 숙취해소제 시장이 돌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는 상반기부터 나타나고 있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IQ의 ‘2022년 상반기 FMCG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국내 숙취해소음료 판매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6% 성장했다. 2018년 처음 2000억원을 돌파해 이듬해 2509억원까지 성장했던 국내 숙취해소제 시장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한때 10%를 육박하던 컨디션의 매출 비중도 지난해에는 전체 매출 중 5%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하지만 엔데믹과 함께 전체 숙취해소제 시장도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컨디션뿐 아니라 국내 시장에서 11%로 3위를 차지하는 동아제약 ‘모닝케어’의 지난 3분기 누적 매출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4% 늘어났다. 연 매출 규모 역시 131억원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던 2019년 수준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올해 숙취해소제 시장은 MZ세대를 타깃으로한 신흥강자인 젤리형 숙취해소제가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3월 HK이노엔이 출시한 ‘컨디션 스틱’은 출시 9개월만에 1200만포가 팔렸다. 지난달 총 출고량이 전월 대비 16% 늘어났을 만큼 증가세도 가파르다. HK이노엔 측은 “지난해 코로나19로 매출이 감소했지만 지난 4월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이후 컨디션 판매가 급증했다”며 “3월 신제품인 ‘컨디션 스틱’을 출시하면서 드링크제가 아닌 스틱과 환 제품의 점유율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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