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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 할머니 "200살까지 살아서 반드시 문제 해결할 것"

이윤화 기자I 2018.08.15 15:34:34

광복 73주년 맞은 15일 제6차 세계 일본군위안부 기림일 맞이 세계연대집회
37도 넘는 폭염에도 위안부 피해자들과 시민들 700여명 참석해
세계 무력분쟁 지역 성폭력 생존자들 연대발언 "끝까지 함께 하겠다"

제73주년 광복절인 15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제6차 세계 일본군위안부 기림일 맞이 세계연대집회 1348차 정기수요시위에서 이용수 할머니가 단상에 올라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저 이용수가 200살까지 살아서 하늘에 계신 할머니들에게 여러분과 함께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고 왔다고 할 수 있게 해주세요! 아이 캔 스피크(I can speak)!”

서울 최고기온 37도까지 오른 15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91세 이용수 할머니가 ‘제6차 세계 일본군위안부 기림일 맞이 세계연대집회 1348차 정기수요시위’에 직접 참석해 시민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미래세대와 함께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재단’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통합해 설립한 정의기억연대는 이날 오후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세계연대집회를 열었다. 제1천348차 정기 수요시위를 겸한 이날 집회에는 이용수 할머니와 김복동·김경애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들과 약 700명의 활동가·시민들이 함께했다.

이 할머니는 “그동안 위안부 기림비와 소녀상이 세워질 수 있던 것은 여러분이 힘을 주셨기 때문이다. 그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 위해 제가 이 자리에 나왔다”면서 “여러분들과 함께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고 세계 평화에 이바지 할 수 있도록 200살까지 살겠다”고 했다.

전국에서 세계연대집회 참석을 위해 모인 시민들은 “할머니의 떨리는 목소리와 간절한 바람을 오래도록 기억하겠다”며 박수로 화답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학생들은 찜통더위 속에서도 구슬땀을 흘리며 할머니들을 응원하고 평화를 기원하기 위한 공연을 펼쳤다. 송양초등학교 6학년 3반 어린이들은 ‘바위처럼, 평화의 세상’을 합창하며 율동을 뽐냈다. 이화여고 역사동아리 주먹도끼 회장 이나연 학생은 “지난 1년 동안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위해 모금운동을 펼치면서 불가능해 보였던 239개의 소녀상 건립을 이뤄냈다”면서 “작은 마음을 하나하나 모아 우리는 기어이 아픈 역사를 정의로 바꿔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제6차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을 맞아 일본군 위안부 문제뿐만 아니라 전쟁 성폭력 문제 근절을 위한 전 세계 여성들의 연대 발언도 함께 진행됐다.

세계 무력분쟁 지역 성폭력 생존자들을 대표해 발언에 나선 이라크 소수민족 야디지족 생존자인 살와 할라프 라쇼씨는 “김복동 할머니께서 93세의 나이에도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는 말씀을 듣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면서 “할머니들이 투쟁하는 모습이 모두에게 모범이 되고 있다는 말씀드리고 싶고 정의를 실현할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일본 시민사회단체인 환경인권평화포럼의 공동대표 후지모토 야스나리는 “침략전쟁과 위안부 문제를 부정하고 외면하고 있는 아베를 총리로 둔 일본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부끄럽다”면서 “할머니들의 마음에 대답할 수 있는 일본, 진심으로 사과할 수 있는 일본이 되기 위해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성명문을 통해 일본과 한국정부에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시민들은 “일본 정부는 근거 없는 2015년 한일합의를 빌미로 한 범죄부정, 역사 왜곡, 평화비 건립 방해 행위를 중단하고 피해자들에게 공식사죄와 배상을 포함한 법적 책임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한국 정부에는 “피해자 중심 원칙에 근거해 화해치유재단을 해산하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라”고 요구했다.

제73주년 광복절인 15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제6차 세계 일본군위안부 기림일 맞이 세계연대집회 1348차 정기수요시위’가 열렸다. 참석자들이 할머니들의 사진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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