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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 종이처럼 접을 수 있는 금속·유기 골격체 개발

강민구 기자I 2023.12.19 10:04:14

분자 수준의 물질로 양자 컴퓨팅 등 응용 가능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종이접기 방식을 응용해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냈다. 메타소재가 사용되는 분자 양자 컴퓨팅 등 특정 분야에서 물질의 새로운 응용 가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화학과의 최원영 교수팀과 민승규 교수팀이 종이접기 방식을 기반으로 2차원 금속-유기 골격체를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종이접기는 단순한 놀이 형태를 넘어 공학이나 건축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주고 있다. 작동 원리는 기술 분야로 확장돼 태양 전지 셀부터 의료 기기까지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분자 수준’의 물질은 개발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종이접기와 같은 변화가 가능한 골격체를 만들기 위해 금속 노드(Metal Node)와 유기 리간드(Organic Ligand)를 합성했다. 금속·유기 골격체는 이루는 구성성분의 특성에 따라 고체 물질에 유연성을 부여할 수 있다.

연구팀은 전파나 빛과 같은 파장인 X선의 회절현상을 측정해 제작된 2차원 금속·유기 골격체를 분석했다. 제작된 골격체는 온도 변화에 반응하며 종이접기와 같은 작동 원리를 보여줬다. 구조 변화에 따라 물질의 특성인 음성 푸아송비(NPR)의 특성도 발견했다. 푸아송비는 대부분의 물체가 젤리와 같이 수평으로 힘을 주면 수직으로 늘어나는데 반해 수직으로 줄어드는 특성을 보여주는 계수를 뜻한다.

연구팀은 특이한 현상의 원인은 금속·유기 골격체의 내부 구조 배열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물질의 고유한 유연성이 종이접기와 같은 움직임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자연에서 찾기 어려운 성질을 가지는 메타물질에서 나타나는 특징으로, 다양한 신소재 개발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최원영 화학과 교수는 “분자 수준에서 종이접기 작동과 같은 움직임을 구현한 것은 독특한 기계적 특성을 갖춘 신소재를 발견한 것”이라며 “다양한 작용기 탐색, 종이접기 작동 원리 연구는 앞으로 양자 컴퓨팅 발전과 같은 특정 분야에 새로운 길을 열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 1일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울산과학기술원 연구진의 단체 사진. 최원영 교수(아랫줄 왼쪽), 민승규 교수(아랫줄 중간).(사진=울산과학기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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