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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이어 밀양…잇단 화재 참사에 '안타는 건자재' 주목

박경훈 기자I 2018.01.30 10:31:10

최근 화재 참사…스티로폼 단열재가 '불쏘시개' 역할
드라이비트 공법…80~90%가 화재 취약 소재
KCC 글라스울, LG하우시스 페놀폼 등 난연성 단열재 출시

LG하우시스 직원들이 충청북도 옥산에 있는 PF단열재 생산라인에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LG하우시스)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잇따른 화재 참사 여파로 난연성(불에 잘 타지 않는 성질) 단열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30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는 29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달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는 이보다 많은 39명의 사망자를 냈다. 세종병원 참사는 국내 단일 건물 화재 사고를 기준으로 21세기 들어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사건으로 기록되는 불명예를 낳았다.

최근 발생한 화재 참사의 공통점은 불에 잘 타며 유독가스를 내뿜는 저렴한 단열재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화재로 인한 사망사고의 60%는 산소결핍 및 유독가스의 혼합으로 인한 질식사가 차지한다.

특히 이들 건물은 모두 난연성이 거의 없는 스티로폼과 같은 소재로 ‘드라이비트’ 공법을 사용했다. 드라이비트 공법은 건물 외벽 콘크리트 위에 단열재를 붙이고 매시(섬유)를 더한 후 시멘트를 바르는 공법이다. 벽돌 등 일반적인 외장재와 비교해 시공 가격이 20∼30%에 불과하다. 시공 역시 간편하고 빠르기 때문에 상가 등 10층 이하 건물에 주로 쓰인다. 문제는 시공을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난연재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

업계에 따르면 국내 건축용 단열재 시장 규모는 2조 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특히 이 중 화재에 취약한 스티로품, 우레탄 등을 원료로 한 저급한 유기제품이 전체 시장의 80~9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가공성과 시공성이 높고 가격도 저렴해 인기가 많다. 문제는 저가의 단열재가 화재 시 ‘불쏘시개’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이번 밀양 화재사고에서도 응급실 천장 단열재로 스티로폼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미 국내에서도 대기업을 중심으로 시장에서 내화건축재를 쉽게 볼 수 있다. 국내 대표적 난연 단열재로는 KCC(002380)의 ‘그라스울’과 LG하우시스(108670)의 ‘페놀폼(PF) 단열재’를 들 수 있다. KCC의 글라스울은 건물 벽 사이에 설치하는 일종의 유리섬유다. 소재 자체가 불에 타지 않는 불연단열재다. KCC에 따르면 그라스울은 석유화학에 기반한 원료를 사용하는 일반 유기단열재와는 달리 규사 등의 유리원료를 주재료로 만든 무기섬유를 울(Wool)과 유사한 형태로 뽑아내 만드는 무기보온단열재다.

단열성, 흡음성은 물론 불에 타지 않는 불연재료로 주로 주택 등 건축용 건자재로 사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내수성능까지 충족한 ‘워터세이프 제품’까지 출시됐다. 발수 및 내구성까지 우수해 건축물 외부 벽체를 감싸는 보온단열재로 안성맞춤인 제품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LG하우시스는 페놀폼이 유기단열재와 무기단열재 약점을 모두 보완한 제품이라고 설명한다. 무기단열재는 가격이 비싸고 시공 편의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페놀폼의 가장 큰 장점은 오랜 기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LG하우시스 설명에 따르면 25년간 사용해도 신품 대비 90% 수준의 성능이 유지된다고 한다.

일본에서 처음 개발된 페놀폼은 유럽, 호주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글로벌 가구공룡 이케아에서는 전 세계 모든 매장에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LG하우시스 관계자는 “스티로폼 대비 두께는 절반이면서도 2배 가까운 단열 성능을 지녔다”며 “불이 잘 붙지 않는 준불연 성능과 화재 시 유독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안전성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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