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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9일만에 하락..은행은 사고 투신은 팔아

정명수 기자I 2000.08.22 17:15:58
22일 채권시장에서는 지준일에도 불구하고 일부 장기물로 매수세가 유입되고 투신권 매물이 은행권으로 소화되면서 지난 10일이후 9일만에 금리가 떨어졌다. 전날 입찰된 5년물 국고채가 낙찰금리보다 5, 7bp 낮은 8.15%, 8.13%에 거래된 것이 매수심리를 자극했고 3년물 국고채와 통안채로도 매수세가 유입됐다. 그러나 2/4분기 GDP성장률이 9.6%로 발표되면서 경기가 여전히 확장국면에 있고 인플레 우려와 콜금리 문제도 해소되지 않아 금리 하락세가 지속될 것인지 자신없어하는 모습이었다. ◇시황 지준일 영향으로 오전중반까지 채권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전날 국고채 입찰에 참여했던 일부 기관이 5년물 국고채를 매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거래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3년물 국고채 2000-10호는 7.85~7.87%에 거래됐고 3년물 통안채 4월물은 7.58~7.60%에 거래되면서 3~5bp 정도 수익률이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실시한 1년물 통안채 정기입찰에서는 7.30%에 4870억원이 낙찰됐다. 오후들어 거래는 다시 소강국면에 들어갔다. 투신권이 내놓은 물건을 은행권이 사가는 매매패턴이 지속되면서 수익률 하락폭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3년물 국고채는 7.83%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7.87%선으로 올라섰고 2년물 통안채 7월발행물도 7.64%선으로 되돌아갔다. 8월 발행물은 전날보다 4bp 떨어진 7.69% 사자로 장을 마감했다. 증권업협회가 고시하는 최종호가수익률 기준으로 3년물 국고채는 전날보다 4bp 떨어진 7.86%, 3년물 회사채는 2bp 떨어진 9.01%, 2년물 통안채 3bp 떨어진 7.70%를 기록했다. 5년물 국고채는 4bp 떨어진 8.19%로 마쳤다. 9월만기 국채선물은 전날보다 0.15포인트 오른 99.97포인트로 100포인트에 바짝 다가섰다. ◇시장흐름 이날 시장의 특징적인 흐름은 5년물 국고채 거래라고 할 수 있다. 거래 배경이 무엇이든 장기물 매수세가 든든히 버티고 있다는 것이 매수심리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은행권이 다시 채권매수에 뛰어든 것도 좋은 신호로 해석된다. 전날 국고채 입찰에서 나타난 매수주체의 이원화가 이날 시장에서는 좀더 구체화됐다. 매수주체로 부상했던 투신권은 채권을 팔았고 은행권은 매물을 받아갔다. 은행권의 한 딜러는 “투신 MMF와 비과세펀드의 자금여력이 약해지면서 은행권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며 “은행 투자계정은 아직 움직이지 못하지만 상품계정 움직임이 활발해 지고 있다”고 말했다. 투신사의 한 딜러는 “투신으로의 자금유입 속도가 둔화되면서 시장의 중심이 다시 은행으로 옮겨지고 있다”고 말했다. 시가평가펀드의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자금유입이 눈에띠게 약해지고 있다는 것. 힘이 부친 투신권에서 매물을 계속 내놓을 경우 수익률이 곧 저항선에 도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은행권의 한 딜러는 “장기금리가 추가로 떨어져봐야 15bp를 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매수주체의 변화와는 별도로 펀더멘탈에 대한 논란도 계속됐다. 2/4분기 GDP가 여전히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물가와 콜금리 인상에 대해 다시 한번 숙고하는 모습이었다. 논란의 핵심은 경기확장이 계속되고 콜금리를 인상해야한 명분도 높아지고 있다는 것. 중앙은행과 정부와의 역학관계나 추석, 은행 구조조정 등 이벤트를 앞두고 9월 콜금리 인상이 가능할 것인지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시장참가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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