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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또 찾은 블링컨…휴전 추가 연장 가능할까

김정남 기자I 2023.12.01 09:58:20

블링컨, 네타냐후 만나 "이스라엘 상세 계획 논의"

[이데일리 김정남 김겨레 기자]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또 이스라엘을 찾았다. 가자지구 휴전 종료 시점이 목전에 온 가운데 전쟁 의지를 내보이고 있는 이스라엘과 휴전 연장 공감대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사진=AFP 제공)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날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이츠하크 헤르조그 대통령,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등과 만났다. 블링컨 장관이 이스라엘을 찾은 것은 지난 10월 7일 전쟁 시작 이후 벌써 네 번째다.

블링컨 장관은 회동 이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이스라엘이 짜고 있는 계획의 상세 내용을 논의했다”며 “이스라엘 지도자들에게 민간인 희생을 최소화하는 계획을 시행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북부 지상전으로 대규모 민간인 희생이 이어졌는데, 현재 공격을 준비하고 있는 가자지구 남부에서는 그런 비극을 피해야 한다는 뜻이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당국에 따르면 개전 이후 가자지구에서 1만5000명 이상이 숨졌다.

블링컨 장관은 “이스라엘은 민간인 보호와 인도적 지원의 긴요함을 이해한다”며 “안전한 지역을 정확하게 지정하는 것을 포함해 민간인 생명을 보호할 더 효과적인 조치들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네타냐후 총리는 “블링컨 장관에게 하마스를 완전히 소탕하겠다는 뜻을 전했다”며 “누구도 우리를 막을 수 없다”고 했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이날 가자지구 남부를 포함한 이스라엘 군사작전에 대해 “몇 주 이상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전쟁은 하겠다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라는 미국 앞에서 또 전쟁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것이다. 양측의 입장은 다소 미묘하게 다르다는 평가다.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휴전을 추가 연장할지 여부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인질 교환 등을 조건으로 지난 24일부터 나흘간의 일시 휴전에 들어갔고, 이후 두 차례 연장해 휴전은 오는 12월 1일 오전 7시 끝난다.

양측의 언급을 보면, 미국은 휴전 연장을 내심 바라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전쟁 수행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블링컨 장관이 이번 방문을 통해 위태로운 일시 휴전 국면에 들어간 가자지구에서 새로운 균형점을 찾으려고 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생각보다 쉽지는 않은 셈이다. 블링컨 장관이 네타냐후 총리를 만난 뒤 서안지구에서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과 회동한 것은 중동 중재자 역할을 다시 자처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런 가운데 하마스는 일시 휴전을 다시 연장할 의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AFP통신에 “중재자들이 일시 휴전을 추가로 하루 더 연장하기 위해 강력하고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이집트 당국 역시 휴전 기간을 이틀 더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이날 하마스에 의해 가자지구에 억류돼 있던 인질 8명을 이스라엘군에 인계했다. 중재국 카타르의 마지드 알 안사리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하마스가 석방한 인질 가운데 2명은 미성년자이고 나머지 6명은 여성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인질로 남아 있는 이스라엘 어린이와 여성의 수가 줄고 있다”며 “휴전을 연장하려면 군인을 포함해 남성 인질을 석방하는 새로운 조건에 합의해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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