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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 과정에서 조 교수가 옥시 측에 유리하게 보고서를 써준다는 내용의 ‘이면계약’을 맺은 것이 드러나자 변론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 교수의 변호인이었던 김모(50) 변호사는 지난 20일 서울중앙지검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건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에 사임계를 제출했다.
검사 출신인 김 변호사는 사건 초기부터 조 교수에 대한 변론을 총괄한 변호인이다. 그는 조 교수가 구속된 다음날인 지난 8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옥시 측이 조 교수의 연구결과의 일부만을 발췌해 증거자료로 냈다”고 주장했다.
또 연구용역비 외에 개인계좌로 받은 1200만원에 대해서도 “1년 정도가 걸릴 실험을 4~5개월 만에 끝내준 것에 대한 인센티브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검찰 수사결과 조 교수는 옥시측과 사실상 이면계약인 자문 계약을 맺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자문 계약에는 ‘옥시가 제조한 가습기 살균제는 무해하고 피해자들의 폐질환은 다른 원인 때문임을 밝혀준다’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조 교수는 그 대가로 개인계좌로 1200만원을 받았다. 검찰은 이를 자문계약서가 아닌 이면계약서로 판단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조 교수가 이면계약서가 있다는 것을 기억을 못해서 내게 이야기를 안 해줬다”며 “(자문계약서가 뒤늦게 발견돼)변론을 하기 매우 어려워졌다”고 사임이유를 설명했다. 현재 조 교수에 대한 변호는 김 변호사와 같은 법무법인 소속인 이모 변호사 등 2명이 맡고 있다.
조 교수에 24일 증거위조 및 수뢰후 부정처사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조 교수는 옥시 측으로부터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의 흡입독성물질 동물실험을 의뢰를 받은 뒤 실험결과를 조작해 “폐 손상과 옥시 가습기 살균제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는 보고서를 작성해 준 혐의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