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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美 주식 비중 90% 육박…쏠림 주의 필요"

하상렬 기자I 2024.05.28 10:47:25

국제금융센터 보고서
내국인 해외증권 순투자 90.5억달러, 2년 2개월만 최대
개인투자자 美 주식 비중 89.3%…2년 새 10%p↑
"주식 고평가 인식 확산·달러화 약세 반전 유의"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가 투자한 미국 주식 비중이 90%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통화정책 ‘피벗’(통화정책 전환) 기대 등으로 당분간 개인투자자들의 낙관적인 투자심리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 주식 쏠림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가 태블릿PC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사진=AFP)
28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신술위 책임연구원 등은 최근 ‘내국인의 해외투자 현황 및 평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말부터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가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 순투자 규모는 글로벌 증시 랠리와 함께 반등, 올 2월 90억5000만달러를 기록해 2021년 12월(121억4000만달러) 이후 2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를 보였다.

공공자금이 해외 주식투자를 견인했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개인·자산운용사·보험사 등 민간이 해외투자를 주도하고 있다. 민간부문은 엔비디아 등 미국 대형 기술주들의 양호한 실적 전망과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 등을 기반으로 해외 주식투자를 확대하는 분위기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은 반도체주 위주로 매수를 확대했다. 인공지능(AI) 등 기술주로 자금이 집중되며 개인투자자들의 해외주식 보관잔액 중 미국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달 89.3%를 기록했다. 이는 2년 전(79.9%)에 비해 10%포인트 가까이 확대된 수준이다.

또한 개인투자자들은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나 비트코인 ETF 등 고위험 투자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부터 이달초까지 상위 순매수 10개 종목 중 레버리지와 비트코인 관련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41%로 올 1분기(15%) 대비 크게 확대됐다.

반면 보험사와 은행들은 그동안의 투자 손실분을 희석했단 평가다. 대체투자 자산 수익률 부진 만회 등 차원에서 해외 채권투자를 확대한 것으로 추정됐다.

국제금융센터는 앞으로 내국인의 해외증권 순투자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 연준의 금리인하로 하반기 글로벌 금융시장 여건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지속되는 가운데, 금리 수준과 개인투자자들의 낙관적 투자심리, 공공기관의 해외투자 확대 기조 등을 감안할 때 내국인 해외투자 증가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단 전망이다.

다만 미국 쏠림 등에 따른 투자 위험 관리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됐다. 미국 주식 고평가 인식 확산, 달러화 약세 반전 등 투자위험 증대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 책임연구원은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역대 최대 수준을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랠리를 견인한 대형 기술주의 고평가 부담이 증가했다”며 “S&P500은 올 들어 11% 상승했는데, 12개월 선행 주가순이익비율(PE)은 현재 20.3배로 지난 10년 평균 18.0배를 웃돌았다”고 짚었다.

이어 “앞으로 연준의 금리인하가 시작되면 달러화도 점진적인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미국 자산에 투자할 경우 환차손 위험도 부담”이라며 “블룸버그 컨센서스에 따르면 시장은 달러인덱스가 현재 104.4에서 6월말까지 105.7로 강세를 보인 이후 약세로 전환하며 내년 1분기엔 102.5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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