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승호 KIC 사장 "'약한 고리' 조심할 때…일본 투자 관심"

김정남 기자I 2023.04.27 09:00:00

진승호 KIC 사장, 뉴욕특파원단 간담회
"S&P 지수 전망 3200~4800으로 나뉘어"
"혼란스러운 시대, 경각심 갖고 조심해야"
"亞 깊이 있게 살펴볼 것…일본 투자 관심"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지금은 경각심을 갖고 조심해야 할 때입니다.”

진승호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은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맨해튼의 한 식당에서 뉴욕특파원단 간담회를 열고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에 맞서) 능동적으로 움직여서 (위기는) 넘어갔는데, 그에 따른 ‘약한 고리’는 시장 어딘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게 자연스럽다”며 이렇게 말했다. KIC는 정부와 한국은행 등으로부터 위탁 받은 외화를 운용하는 국부펀드다.

진승호 한국투자공사(KIC) 사장. (사진=이데일리DB)


연준은 지난해 3월 이후 1년여 만에 기준금리를 무려 475bp(1bp=0.01%포인트) 인상하며 4.75~5.00%까지 올렸다. 연방기금금리(FFR)를 기준금리로 채택한 지난 1990년 이후 가장 빠른 긴축 속도다. 그런데 월가는 연준이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때 25bp 추가 인상할 것이라는데 기울어 있다. 이로 인해 시장에는 미리 파악할 수 없는 위험 요인들이 생길 수 있다는 게 진 사장의 설명이다.

진 사장은 이날 세계적인 투자자문사인 에버코어ISI의 에드 하이먼 회장과 면담했다고 밝히면서 “그와 함께 크리슈나 구하 부회장을 만났는데 구하 부회장은 ‘내가 연준 의장이었으면 이번에 금리를 25bp 올리지 않고 좀 더 시장 상황을 지켜봤을 것 같다’고 하더라”며 “지금은 (투자에 있어) 조심스럽게 가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만 봐도 현지 전문가들은 향후 전망이 3200부터 4800까지 나뉘는 것 같다”며 “혼란스러운 시대여서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조심스럽게 운용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S&P 지수 종가는 4055.99였다.

진 사장은 최근 미국 중소 지역은행인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예금 급감 이후 다시 불거진 은행권 불안에 대해서는 “이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며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때 당국이 적시에 움직이지 않았다면 문제는 더 심각해졌을 텐데, 지금 역시 금리가 많아 높아져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퍼스트리퍼블릭 주가는 전날 49.37%에 이어 이날 또 29.75% 폭락했다. 그는 은행권 위기에 따른 상업용 부동산 부실 문제를 두고서는 “추후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진 사장은 대체자산 투자를 꾸준히 늘리겠다는 의지 역시 피력했다. 그는 “(2021년 5월 당시) 취임 때 대체자산 투자 비중이 15.3%였는데 지난해 22.8%까지 높였다”며 “앞으로 25%까지는 올릴 것”이라고 했다. 진 사장은 이번 미국 출장을 통해 오는 30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밀컨 컨퍼런스 한국 세션에 참석한다. 그는 “대체자산은 전통자산과 달리 (딜을 성사시키는데 있어) 네트워킹이 매우 중요하다”며 “밀컨 컨퍼런스에서 투자업계 인사들과 계속 미팅을 할 것”이라고 했다. 진 사장은 뉴욕에서는 대체자산 투자와 관련해 스티브 슈워츠먼 블랙스톤 회장과 만났다.

진 사장은 미국 경제를 두고서는 “중장기적으로는 좋게 보고 있다”며 “특히 기술기업 쪽은 계속 성장동력으로 자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아시아 쪽을 더 깊이 있게 살펴볼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일본은 데이터센터 등의 분야에서 아시아에서 가장 앞서 있는 나라”라며 “이전부터 일본 투자에 관심이 많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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