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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칼럼)조호연 CTC바이오 대표 "느리게 사는 지혜"

임종윤 기자I 2008.11.06 11:37:13
[이데일리 조호연 칼럼니스트] 흔히 한국인을 가리켜 냄비기질이 강하다고 이야기 한다.

빨리 끓고 빨리 식는 국민적 특성을 나타내는 말이다. 그러한 기질이 있었기에 우리는 역동적으로 살아왔다.

지구상에 대한민국 보다 빠르게 성장한 국가가 없었다. 반세기 전 최극빈국에서 지금은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이 되었다. 또한 우리나라는 북경 올림픽에서 보았듯이 세계 7위의 스포츠 강국이기도 하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보았던 서울 월드컵 4위 달성, 세계를 누비는 한류열풍의 시현 등 한국인의 질주 본능은 끝이 안 보이는 듯하다.

그러나 성장의 뒤켠에는 후유증이 남게 마련이다.

빈부격차의 심화, 계층간의 갈등, 자살율.이혼율.저출산율 공히 1위 등 명예롭지 못한 현상들이 바로 그것이다. 성장 위주의 성과주의는 경쟁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피로를 누적시켜 왔다.

연예인들의 자살 사건에서 보듯이 우리 사회에 우울증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돈이 최고라는 의식이 만연하여 자동차가 얼마짜리냐에 따라 그 사람의 가치가 얼마냐로 통한다.

최근의 금융대란, 멜라민식품 파동 역시 황금 만능주의가 가져온 재앙이다. 지구온난화를 비롯한 기상이변, 날로 심화되는 자연 재앙, 흉폭해지는 사회 등등. 이 모두가 인간의 성급함이 초래한 결과물이 아닐까 싶다.

'빨리 빨리'는 인간의 욕심이 만들어 낸 행동지침이다.

골프 칠 때 공을 멀리 보낼 욕심에 스윙이 빨라지면 굿샷이 나오지 않는다. 실력 없는 회사원이 처세의 요령만으로 빠른 승진을 했다면 조직을 불행으로 이끌 수도 있다. 주식시장에서 빠른 매매 방식으로 성공을 거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질병의 근원을 찾는 지속적인 노력보다 단칼에 환부를 도려내는 성급함으로 심신을 망가뜨리는 사람은 또 얼마나 많을까? 5분 빨리 가려다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하는 사람들 역시 조급증의 피해자들이다.

이제는 느리게 사는 지혜를 익힐 때이다.

느림은 게으름을 지칭하지 않는다. 삶의 길을 가는 동안 나 자신을 잃지 않고 조금 천천히 가더라도 인생을 바로 보자는 의미이다. 일찍이 파스칼은 “인간의 모든 불행은 고요한 방에 앉아 휴식할 줄 모르는 데서 온다.”라고 말했다.

앞만 보고 달리지 말고 가끔은 뒤도 돌아봐야 한다. 나만 생각하지 말고 남도 배려하고, 자연의 작은 움직임에도 삶의 환희를 느낄 줄 아는 여유를 갖아야 한다. 또한, 자연과나를 하나로 보는 균형감각과 서둘지 않는 평점심이 필요하다.

요즈음 같이 경제상황이 안 좋고 앞일을 예측하기 어려운 시기일수록 더욱 그렇다.

조호연 대표
<약력>
서울대 축산학과 졸업
동방유량㈜ 근무(1984~1991)
㈜서울신약 근무(1991~1993)
세축상사 설립(1993)
현 ㈜씨티씨바이오 대표이사(1996~)
㈜씨티씨바이오
1993년 회사설립(세축상사)
2000년 ㈜CTC바이오로 사명 변경
2001년 벤처평가 우수기업인증
2002년 코스닥(KOSDAQ)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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