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합심’ 강조한 한미약품 오너일가…상속세 문제 해결할까

허지은 기자I 2024.05.30 09:44:57

“대주주 4인 합심해서 상속세 해결”
경영권 분쟁 이후 첫 합치 공개 표명
“자사주 취득·배당 검토”…주가부양 의지

(사진=한미약품)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한미약품 오너일가가 상속세 문제에 대해 뜻을 모아 해결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초부터 ‘모녀’와 ‘장차남’ 사이 경영권 갈등을 빚어온 가운데 대주주 4인이 합치된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미약품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는 “대주주 4인(△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 합심해 상속세 현안을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한미약품 오너일가는 2020년 고(故) 임성기 창업회장이 별세하면서 임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지분 34.29%를 상속받은 바 있다. 이에 따른 상속세는 5400억원 가량으로, 현재까지 절반의 납부만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보유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한편 외부 투자유치 등을 통해 상속세 재원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오너일가가 합심을 강조한 만큼 상속세 재원 마련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송 회장이 한미사이언스 공동대표직에서 물러나며 가족 간 갈등이 다시 불거진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4인이 뜻을 모으겠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외부 투자유치도 한층 쉬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한미사이언스는 이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취득 및 배당도 적극적으로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너 일가의 주식담보대출에 대한 증권사의 마진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주가 부양을 통해 이같은 우려를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한미사이언스 주가는 오너 일가가 주식을 상속받은 2020년 8월 당시 7~8만원대에 거래됐지만 전날 종가는 3만700원으로 붕괴한 상태다. 올해 들어 하락률만 30%에 달한다. 이 경우 증권사가 담보로 빌려준 주식의 하락한 가치만큼 채무자는 추가 담보물을 내야 한다. 현금 상환을 하거나, 추가 주식을 담보로 맡겨야 하는데 이때 담보유지비율을 맞추지 못하면 반대매매가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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