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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지방정부융자기구 디폴트 확산…銀 자산건전성 빨간불

최정희 기자I 2023.08.08 10:19:24

국제금융센터 보고서
48개 LGFV 7월 기업어음 디폴트 보도 나와
中 은행 LGFV 익스포져 약 40조위안, 총자산의 12%
中 중앙정부, 직접 구제 금융 없다…은행권 채무조정 강요
"은행권 부담 감내 가능하나 자산건전성 등에 부정적"

(사진=AFP)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중국 지방정부의 자금융자기구(LGFV·Local Government Financing Vehicles) 디폴트 소식이 나오면서 은행들이 이들의 채무조정에 동원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중국 은행권의 재무건전성, 수익성에도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최근 국제금융센터가 발간한 ‘중국 은행권의 LGFV 익스포져 영향 및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말 기준 중국 은행권의 LGFV에 대한 직접, 간접 익스포져는 약 40조위안으로 은행권 자산 총액의 12%를 차지했다. 채무조정과 충당금 적립 등에 따른 은행권 이익률 감소폭은 연간 10%를 상회할 것으로 추정됐다.

LGFV는 지방정부의 인프라 건설 등 사업자금 조달을 위한 특수목적회사로 지방정부 지원과 암묵적 지급 보증을 받아왔다. 그러나 법적으로 독립된 기업체이며 LGFV부채는 공식 정부부채에 미포함된다.

(출처: 국제금융센터)
LGFV는 경기 둔화, 부동산 침체로 토지 매각 수입이 감소하고 중국 지방 정부의 지원이 줄어들고 자체 현금 창출 능력도 악화되고 있다. 현금 흐름 감소로 부채 의존도가 높아지고 신용위험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로 평균 채권발행 만기로 짧아지는 등 부채 구조가 악화되고 디폴트 위험이 점증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전일 48개 LGFV가 7월 기업어음(CP)을 미상환했다고 보도했다.

권도현 국금센터 자본유출입분석부장은 “중국 정부는 LGFV 부채 문제에 대한 중앙정부 차원의 구제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LGFV 디폴트와 금융시스템 불안 확산을 용인하기는 어려운 만큼 은행들의 채무조정을 통해 위험을 관리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은행권의 LGFV에 대한 대출금리 인하, 만기 연장, 이자지급 유예 등의 조치가 나올 전망이다. LGFV의 부채 총액은 약 60조위안인데 이중 은행권 익스포져는 작년 기준 대출 33조6000억위안, 채권 3조위안, 기타 자산 2조2000억위안으로 총 38조8000억위안에 이를 것으로 씨티는 추정했다. 총 부채액 중 은행권 대출이 절반 이상이다. 중국 은행권의 LGFV 익스포져 중 부실채권으로 분류될 수 있는 대출 규모는 약 5조2000억~5조3000억위안으로 추정된다. 채무조정과 충당금 적립에 따른 손실액은 연간 2670억위안~4290억위안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만 씨티 등은 국유은행을 포함한 대형 상업은행들은 상대적으로 작은 LGFV 익스포져 비중과 상당 규모의 경기 조정 충당금 적립액 등을 감안할 때 손익 영향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주로 재정이 취약한 지방에 기반을 둔 소형은행들이 위험에 노출된다.

권 부장은 “중국 정부가 LGFV에 대한 직접 구제금융 지원을 지양하는 만큼 지역 경제와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해 결국 은행들의 ‘공적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8월 1일 인민은행은 상업은행들의 모기지 금리 조정을 권하면서 은행과 차입자 간의 건별 협상을 통한 조정이 아닌 모든 대출에 대한 전면적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JP모건은 은행들의 모기지 대출 전액이 0.6%포인트 낮은 금리로 차환될 경우 2024년 중국 은행권 이익은 평균 7%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며 여기에 LGFV대출까지 포함할 경우 추가적인 이익 감소 규모가 8%에 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권 부장은 “은행권 부담은 대체로 감내 가능한 수준이지만 장기적으로 자산건전성,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소지가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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