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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멱칼럼]자산설계 통한 네 가지 행복찾기

송길호 기자I 2022.12.18 15:52:53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행복을 찾는 방식은 제 각각이다. 제 눈의 안경이다. 정형화돼 있거나 모범답안이 있는 것이 아니다. 자산설계도 남의 방식을 추종할 것이 아니라 자기 스타일을 찾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자산설계의 최종 목표는 행복이다. 폴 새뮤얼슨은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경제학자지만 행복 방정식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새뮤얼슨의 행복방정식은 분자는 소유, 분모는 욕망이다(행복=소유/욕망). 소유는 부(富) 혹은 성취 정도, 욕망은 기대치로 각각 대체될 수 있다. 행복은 소유량에 비례하고 욕망의 크기에 반비례한다. 따라서 행복해지려면 소유량을 늘리거나 욕망의 크기를 줄이면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의 부를 부동산과 금융상품으로 갖고 있다. 자산설계를 통한 행복 찾기 방식은 4가지가 있는 것 같다.

첫째, 올인 방식은 분자인 부동산이나 금융상품을 최대한 늘리는 것이다. 한마디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자산을 무한대로 늘리는 것이다. 부동산이든, 금융상품이든 관계없다. 유대인 속담에 “이왕 돼지고기를 먹으려면 진탕 먹어야 한다”고 했다. 자산 소유도 비슷한 맥락이다. 공공복리에만 위배되지 않는다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를 늘리고 권리를 행사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고전에는 탐욕을 부리지 말라고 역설하지만 그것이 진정 탐욕인지, 단순 욕망인지 어찌 쉽게 판단할 수 있단 말인가. 수 조원을 소유한 대기업 회장은 그렇다면 과욕을 부린다는 말인가. 사람마다 다른 것이지 일률적인 잣대로 재단하는 것은 폭력적 사고다. 욕망이 솟구친다면 분자인 ‘가진 것’을 더 늘리면 되는 것이다. 이 방정식에 따르면 자산 액수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행복은 늘어날 테니까.

둘째, 분산방식은 부동산 혹은 금융상품과 다른 것을 적절하게 섞는 것이다. 부동산이나 금융상품 가운데 특정 자산을 크게 늘릴 필요는 없다. 필요한 것만 소유하는 것이다. 또 적절하게 자산을 분산해서 위험을 회피한다. 특정 자산에의 올인은 나락으로 가는 지름길일 수 있어서다. 여기서 부동산이나 금융상품이 아니어도 괜찮다. 우표나 신발, 음반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일 수도 있다. 한 지인은 일본 소니나 아이와 같은 옛 소형 카세트 플레이어와 옛 음반을 사 모으는 것이 소소한 취미다. 이런 ‘고물’을 보관하기 위해 작은 창고도 마련했다. 고물은 합쳐봐야 금액은 수백만 원이다. 아파트값에 비해 매우 적은 수준이지만 그래도 만족감이 크다.

셋째, 감축방식은 분자(부동산이나 금융상품)는 그대로 두고 분모인 욕망의 크기를 낮추는 것이다. 한마디로 안분지족하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먹고 입고 살고 싶은 수준에서 조금 모자란 듯한 재산”을 행복의 조건이라고 했다. 필요 이상의 재물에 대해서는 ‘초연한 관심(Detached concern)’을 갖는다. 필요한 재물은 가지되 나머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이 집착하지 않는 것이다. 한마디로 욕이불탐(慾而不貪)의 철학이다. 재물에 세속적인 관심은 갖지만 탐욕을 부리지 않는 것이다. 법륜 스님은 한 강연에서 “내가 가는 행복의 방향이 아니라면 그것을 보고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 말은 솟구치는 욕망에 좀 더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넷째, 아예 이런 행복방정식을 무시하는 것이다. 사회적 욕망을 버리고 자연인처럼 다 내려놓고 편히 사는 것이다. 그냥 놓아버리면 자유인처럼 거리낌 없이 잘 살 수 있는데, 어찌 보면 별 것 아닌데, 우리는 그것을 놓지 못해 전전긍긍한다. 좁은 세계에 머물러 있으면 작은 것에 너무 집착한다. 가령 터널에 갇혀 있을 때는 터널 안이 전부일 것이다. 하지만 터널을 벗어나면 왜 사소한 일에 그렇게 일희일비했는지 후회가 밀려올 것이다. 고급 외제차는 운전을 할 수 있는 사람에게만 강한 욕망이다. 하지만 운전면허증이 없는 사람에게 비싼 차는 그냥 나와 관계없는 고급 물건일 뿐이다. 소유와 욕망의 세계를 무시하고 새처럼 가볍게 살 수 있다. 아마도 행복지수는 다 버리고 사는 자연인이 더 높을 지도 모른다. 당신은 어떤 행복방정식을 찾을 것인가.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분산방식과 감축방식을 많이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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