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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 등은 16일(현지시간) 망쿳이 광둥성 연안을 따라 홍콩에 상륙, 현지 시간 정오 기준으로 34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홍콩이코노믹저널에 따르면 망콧이 이날 오전 11시경 홍콩 와글란 섬을 지날 때 평균 풍속이 시간당 155km를 기록했다. 이는 종전 최고 풍속을 기록했던 1962년 태풍 ‘완다’와 1999년 태풍 ‘요크’의 강도를 넘어선 것이다.
홍콩 동부 제방에선 2~3층 높이의 파도가 몰아쳤다. 북동부 톨로항에선 파고가 4.5m를 기록했다. 또 긴급 콜센터에는 22그루의 나무가 뽑혀 도로를 덮친 것으로 보고됐다. 홍콩 재난당국은 이날 오전 9시40분경 재난 경보를 발령하고 대피를 촉구했다.
홍콩을 오가는 900여 항공편이 취소됐으며 시내버스 운항도 전면 중단됐다. 이에 10만명이 넘는 관광객들의 발이 묶였다. 17일 정오까지 태풍 영향권이 지속될 경우 홍콩 증시는 열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세계 최대 도박 도시 마카오는 사상 처음으로 카지노를 전면 폐장했다. 마카오 당국도 이날 오전 10시에 재난 경보를 발령했다.
중국에서는 태풍의 진행 경로에 있는 광둥성 내 원자력 발전소 2곳에 초비상이 걸렸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필리핀 방문도 취소됐다.
망쿳은 앞서 필리핀 북부를 관통하면서 루손섬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대부분 농촌 지역이어서 피해가 컸다. 필리핀 관통 당시 망쿳의 최고 풍속은 269km로 최고등급인 5등급 허리케인과 맞먹는 규모였다.
어린 소녀 2명을 포함해 25명이 사망했고, 강풍과 호우 등의 피해로 10만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 현재 6만4000여명의 이재민이 대피소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피소가 없는 지역이 많아 이재민 상당수가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는 상태다.
일부 지역에선 12시간 이상 전기와 통신이 끊겼다. 필리핀 재난당국은 망쿳의 영향권에서 벗어난 뒤 구조 및 복구 작업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구조대원 2명이 추가로 목숨을 잃었다.
필리핀 기상청은 당분간 폭우가 지속될 것이라며 산사태 등 피해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