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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경기둔화에 日 핵심수출 '전자부품업체' 발목

김인경 기자I 2016.01.21 09:34:58

교세라·무라타제작소 등 6개사 수주 증감률 4년래 최저
전자부품은 자동차 잇는 일본 최대 수출업종…우려 확대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중국의 경기둔화가 일본 기업들의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일본 수출 시장의 큰 축인 전자부품업체의 수주 증가률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교세라와 TDK, 무라타제작소, 일본전산, 닛코덴코(日東電工), 알프스전기 등 6개사의 지난해 4분기 수주액이 전년 동기보다 1% 늘어나는데 그쳤다고 보도했다. 수주액은 1조4000만엔, 우리 돈 14조6700억원 수준이다.

금액 자체로는 역대 최고치다. 그러나 증감률 자체로는 후쿠시마 지진이나 태국 홍수의 영향으로 마이너스 성장으로 기록한 2012년 1분기 이후 약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일본의 부품제조업체는 중국의 경기를 바탕으로 성장해왔다. 중국인들이 스마트폰을 사고 자동차를 몰고 다니자 부품업체들의 수주도 확대됐던 것. 그러나 중국의 경기가 둔화되기 시작하자 전자부품시장도 위축되기 시작한 것.

통신 기지국에 사용되는 반도체 보호부품을 생산하는 교세라는 지난해 4분기 수주액이 전년 동기보다 6% 가량 줄었다. 니토덴코도 스마트폰 시장 침체 등 액정 관련 부품 수주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고, 무라타 제작소의 수주 역시 같은 기간 한 자릿 수 증가에 그치며 종전의 20~30%에 비해 크게 둔화됐다. 지난해 매 분기 10% 안팎의 증가를 이어온 일본전산의 수주 역시 재고가 쌓이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문제는 지난해 4분기보다 올해 1분기가 더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올해 1분기 일본 기업들의 수주는 지난해 4분기 수준에 머물거나 마이너스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나미카와 아키라(南川明) IHS글로벌 수석 애널리스트 역시 “스마트폰용 부품은 여름 이후 애플의 신기종 출시로 수요가 늘어나겠지만, 기타 설비용 부품 등은 어려운 한 해를 맞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은 자동차와 함께 전자 부품을 통해 수출시장을 호령하고 있다. 2014년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 부품 총 수출액은 3조6908억 엔으로 전체 수출의 5%를 차지하고 있다. 14.9%를 차지한 완성차에 이어 2번째로 큰 항목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자동차는 미국의 경기회복으로 소비심리가 살아날 수 있겠지만 전자 부품의 침체가 계속되면 일본 경기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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