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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해수면 온도가 계속 높은 상태가 유지되면 해류와 바람이 평소와 반대방향으로 움직이게 된다. 이는 예상치 못하는 기상 이변을 몰고 온다.
18년만의 슈퍼 엘리뇨로 평가되는 올해는 전 세계가 기상이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쪽에서는 이상 고온 현상이, 다른 한쪽에서는 이상 한파와 홍수와 토네이도로 몸살을 앓는다.
◇ 뉴욕, 140년만의 ‘여름 날씨’ 크리스마스
세계 경제의 심장 뉴욕은 20도 안팎으로 기온이 치솟으며 여름 같은 날씨의 크리스마스를 보냈다. 기상 관측이 시작된 1871년 이후 140여년만에 가장 높은 기온이다. 뉴욕의 시민들은 반팔 티셔츠와 반바지를 입고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유엔 세계기상기구(WMO)은 지난달 25일자 보고서를 통해 “최악의 엘니뇨”라며 “기상 관측 사상 가장 더운 겨울이 될 수도 있다”라는 전망을 내놨다.
반면 온화한 날씨로 유명한 미국 서부는 지난달 북극보다 더 추운 날씨를 보였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지난달 29일 캘리포니아주 북부 모독 카운티에 있는 도시 앨투러스 기온이 영하 19.4도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같은 시각 북극권인 알래스카 최북단 배로우의 기온은 영하 16.1도였다. 북극은 1900년 이후 가장 높은 기온이다.
◇ 토네이도, 홍수, 가뭄에 몸살
수십개의 토네이도가 미국 중남부를 강타하기도 했다. 성탄절을 이틀 앞둔 23일 발생한 토네이도로 미시시피, 테네시, 아칸소주 지역 주민이 최소 14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부상했다. 가장 피해가 큰 미시시피주는 재난사태를 선포했다.
보통 토네이도는 4~5월 봄에 발생하지만 이번엔 예외였다. 미국 기상청은 지구 온도 상승을 불러온 엘니뇨 때문에 미국 전역에 토네이도가 빈발한 것으로 분석했다.
영국 북서부는 때아닌 홍수로 홍역을 앓았다. 컴브리아주와 스코틀랜드, 잉글랜드, 웨일스 지역은 대규모 홍수 때문에 도로와 선로가 침수되고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산사태까지 일어나면서 학교와 병원이 문을 닫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잉글랜드 일부 지역과 스코틀랜드 남서부 지역에 홍수 경보의 최고 단계인 ‘심각’ 경보가 발령됐다고 BBC방송은 전했다.
남미에서는 물난리와 가뭄이 교차하는 기상 이변이 일어났다. 아르헨티나 동북부 엔트레리오스주에서는 집중 호우가 쏟아져 우루과이 강이 100년만에 최고 수위를 기록했다. 범람 위기가 커지면서 인근지역 수만명이 대피하는 소동을 겪었다. 파라과이에서는 지난 23일까지 몇주동안 장대비가 쏟아져 주민들이 대피했고, 우루과이도 홍수 피해를 겪었다.
반면 콜롬비아에는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다. 수력 발전을 위한 저수지의 물이 말이 수력 발전 가동이 어려워진 상황이다. 전력 공급에 차질을 빚는 상황이다.
엘니뇨 현상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영국 기상청은 2016년 전 세계 평균 기온이 산업혁명 이전보다 1.14도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1.02~1.26도 높을 확률은 95%다. 2016년 평균 기온이 2015년보다 낮을 확률은 5%에 불과하다고 영국 기상청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