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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통신시장)⑧"LG텔레콤은 아직 배고프다"

박지환 기자I 2009.09.15 11:10:00

현준용 전략실장 "안정 기반 다졌지만, 갈길 멀어"
"뱅크온·오즈, 전략적 유연성이 이룬 성과"
"저대역 주파수 확보가 과제"

[이데일리 박지환기자] `LG텔레콤은 아직 배가 고프다(LGT is still hungry)`

현준용 LG텔레콤 전략기획실장(사진)은 "회사가 최근 안정적인 성장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통신산업은 전반적으로 어렵고 LG텔레콤이 나아가야 할 길이 멀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 실장은 지난 2006년 만 39살에 LG텔레콤의 임원으로 전격 발탁된 이후 회사가 전략적으로 육성한 `뱅크온`과 `오즈` 등의 사업부를 총괄하며 모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하지만 현 실장은 겸손했다. 그는 "지금의 LG텔레콤이 되기까지 모든 임직원들이 생존을 위해 몸부림을 했고, 구성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지혜를 짜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공을 돌렸다.

현 실장은 3위 사업자인 LG텔레콤이 작지만 강한기업이 될 수 있었던 동력으로 `전략적 유연성`을 꼽았다. 그는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나 2위사업자인 KTF(KT에 합병)가 이미 구축한 입지 때문에 추진하기 힘들었던 전략들을 LG텔레콤이 하나씩 수행하며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예가 `오즈`와 `뱅크온`. 현 실장은 폐쇄적인 이동통신의 환경을 개방적인 PC 인터넷 환경으로 전환, 신개념 데이터 서비스 `오즈`를 선보이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1위·2위 사업자들은 기존 고객을 적잖게 확보한 데이터서비스의 카니발라이제이션을 우려해 `오즈`와 같은 서비스 제공을 주저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가진 것이 별로 없었던` LG텔레콤은 사실상 무제한 데이터서비스인 `오즈`를 별 부담없이 출시하고 전략적으로 육성했다.

현 실장은 "LG텔레콤의 네트워크가 데이터 망과 음성통신 망으로 이원화돼 오즈 가입자를 확보해도 네트워크 구축비용이 경쟁업체에 비해 저렴하다는 점을 적극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힘입어 현재 OZ 서비스 가입자는 90만명을 넘어 100만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 2002년 시장의 새 바람을 몰고 온 `뱅크온`도 현 실장이 주도한 작품이다. LG텔레콤은 부족한 대리점을 보완하기 위해 전국에 네트워크를 보유한 은행권과 제휴해 서비스 가입자를 모집했다.

1~2위 사업자에 비해 대리점이 부족했던 LG텔레콤이 이를 역으로 활용, 전국네트워크를 확보한 은행을 활용해 경쟁사들에게 뒤지지 않는 고객접점을 확보하게 된 셈이다.

현 실장은 "1~2위 사업자의 경우 기존에 구축한 유통망과의 충돌을 우려해 LG텔레콤과 같은 전략을 활용하기 쉽지 않았다"며 "하지만 대리점이 부족했던 LG텔레콤은 약점을 강점으로 전환시켰다"고 평가했다.

현 실장은 "3위 사업자가 물적·인적 자원에서 1위·2위 사업자보다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인정하되, 이를 역으로 활용해 차별화 및 세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생존을 위해 고생한 직원들의 노고에 힘입어 LG텔레콤의 기업 효율성은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자부했다. 망투자 측면이나 고객 확보·유지 등 마케팅 측면에서 봤을 때 경쟁기업보다 적은 투자에도 불구하고 임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효율적인 성과를 얻어내고 있다는 자신감이다.

그는 특히 "2013년이 되면 LG텔레콤(032640)이 1위·2위 사업자들과 공정하면서도 대등한 경쟁을 펼칠 수 있는 전기를 맞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장부가 재분배를 추진중인 800~900Mhz 대역의 주파수를 LG텔레콤이 할당받으면 이 문제를 단숨에 해소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LG텔레콤은 그 동안 효율성이 떨어지는 1.8Ghz의 고대역 주파수를 이용해 서비스를 제공했다. 때문에 네트워크 구축 등에 경쟁자보다 많은 자금이 투자해야만 했다.

현 실장은 "원하는 주파수를 할당받게 되면 환경 때문에 고민하기보다는 소비자를 위한 좋은 서비스 개발에 고민할 것"이라며 "4세대(G) 표준기술을 확보하고 주파수 할당대가 를 그룹 도움없이 마련할 수 있도록 예산 계획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런 노력을 통해 고객들이 원하는 가치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작지만 강한 기업`, 유무선 통신사업자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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