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금리,연중 최저수준 유지..추가하락에는 한계(마감)

정명수 기자I 2000.09.06 17:27:53
6일 채권시장은 연중 최저기록을 경신하며 거래를 시작했지만 매수세가 확산되지 못하고 3년물 국고채 기준으로 7.7%선에 등락을 거듭한 끝에 보합세로 마감됐다. 콜금리가 25bp정도 인상될 것으로 전망되고 재경부의 국고채 바이백(Buy Back)과 관련된 움직임이 나타났으나 시장분위기는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진념 재경부장관의 “채권시장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시장은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시황 개장초 3년물 국고채는 전날 선네고 금리보다 1bp 정도 낮게 거래됐다. 2000-10호는 7.66~7.67%에, 2년물 통안채 4월 발행물은 7.48%에 거래됐다. 그러나 매수세가 따라붙지 않고 경계 매물이 늘어나면서 수익률은 제자리 걸음을 계속했다. 5년물 외평채 등 장기물 매물이 시장에 나타났고 3년물 국고채와 2년물 통안채에 대한 매수 강도도 약해지기 시작했다. 재경부가 프라이머리딜러(PD) 은행에 보유중인 국고채 리스트를 요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되는 듯했으나 7.66%이하로 수익률을 끌어내리지는 못했다. 오히려 국고채 2000-10호는 7.71%까지 호가수준이 올라갔다. 오후들어 진념 재경부장관이 “투신, 종금이 채권시장에 참여하지 못해 공백이 생겼다”며 “채권시장 활성화 방안을 관련부처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한 데 힘입어 수익률이 소폭 떨어졌다. 3년물 국고채 2000-10호는 7.69%로 내려왔고 2년물 통안채 8월 발행물은 7.59%, 4월 발행물은 7.50%선에 호가가 형성됐다. 금감원이 전날 밝힌 투신권 MMF에 2년이상 통안채 편입을 막겠다는 방침 때문에 만기 1년정도의 통안채가 활발히 거래됐다. 오후장 중반이후 이렇다할 수익률 변동이 없는 상태에서 3년물 국고채 2000-10호는 전날 보합수준인 7.70%선에서 마감됐다. 증권협회가 고시한 3년물 국고채의 최종호가수익률은 전날과 같은 7.70%, 3년물 회사채는 1bp 떨어진 8.90%, 2년물 통안채는 전날과 같은 7.60%를 기록했다. 1년물 통안채는 4bp 떨어진 7.19%로 마감됐다. 이날 국채선물은 시간이 지날수록 시장 에너지가 약화됐다. 9월만기 국채선물은 전날보다 0.04포인트 떨어진 100.41포인트, 12월물은 0.06포인트 떨어진 99.54포인트를 기록했다. ◇물가와 콜금리 인상 7일 금통위에서 콜금리를 25bp 인상하더라도 장기채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진념 장관이 “물가상승은 유가상승과 같은 공급요인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금통위가 이를 충분히 감안할 것”이라고 말해 우회적으로 콜금리 인상에 반대하는 뜻을 나타냈으나 이것이 금통위 결정을 좌우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일부에서는 콜금리 인상 자체보다도 물가압력이 커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외국계 은행의 한 딜러는 “9월에 25bp를 올리더라도 추석직후 9월 물가지수가 발표되면 10월에 콜금리 인상론이 다시 나올 것”이라며 “현재 추세라면 연말 물가는 3%가 아니라 4%선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채권시장 활성화 방안 진 장관이 말한 채권시장 활성화 방안은 전날 금감원장이 발표한 추석이후 자금시장 안정대책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채권수요기반을 만들기보다는 CBO펀드의 만기를 해소하고 투신권에 비과세상품을 허용하는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채권시장을 제도적으로 수선해 시장을 활성화한다는 것이 아니라 자금시장을 안정시켜 수요를 진작시키는 방향으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재경부에서 은행권에 국고채 보유현황 자료를 요청했는데 바이백 실시를 위한 자료수집 차원으로 이해된다. 은행권의 한 딜러는 “바이백 재료는 이미 시장에 반영된 것 같다”며 “정부의 시장활성화 방안도 금리를 추가로 떨어뜨리는 재료로는 다소 미흡하다”고 말했다. 한편 진 장관은 외평채 발행을 통해서라도 달러/원 환율의 급격한 하락을 막겠다고 말했다. 채권시장 입장에서 외평채는 여전히 수급부담 요인이다. ◇듀레이션을 짧게 전날에 이어 5년물 외평채 등 장기물이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외평채 추가발행에 대한 우려때문으로 풀이되지만 듀레이션을 짧게 가져가려는 보수적인 전략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투신권에서도 MMF에 2년이상 통안채 편입제한을 대비, 1년이하 단기물 매매에 주력했다. 투신사의 한 딜러는 “금감원이 미스매치를 거론하며 MMF에 5년물 국고채와 2년물 통안채 편입을 제한하는 대신 3년물 국고채와 1년물 통안채 편입을 유도하겠다고 한 것은 시장사정을 모로는 넌센스”라고 말했다. 5년물은 안돼고 3년물은 된다는 발상은 투신권의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높이는 것이라는 비판이다. ◇추석이후의 시장 국내 은행의 한 딜러는 “7일이 지준일이기 때문에 추석전 채권시장은 사실상 오늘로써 마감됐다고 할 수 있다”며 “추석이후 풀려나온 6조~7조원의 통화공급을 중앙은행이 어떻게 얼마나 환수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추석 방출자금은 자연적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인위적인 환수는 없다고 발표했지만 풀려나온 돈이 100% 환수되는 것은 아니므로 이 돈의 향방도 중요하다는 것. 이 딜러는 “은행권에 유동성이 남더라도 현상태에서는 채권에 투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외국계 은행의 한 딜러는 “5년물 외평채와 단기채권이 비교적 활발히 거래된 것과 달리 3년물 채권은 움직임이 둔해졌다”며 “시장 에너지가 소모된 듯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추석이후 수익률이 추가로 떨어지기 위해서는 시장 에너지가 어떤 형태로든 보강돼야한다는 지적이다. 투신권의 한 딜러는 “국채선물 시장을 보면 실망 매물이 상당히 나온 것을 알 수 있다”며 “매수 포지션을 정리하려는 딜러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