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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참모진과 달러 평가 절하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는 1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미·중 무역전쟁을 주도한 인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재무장관에 기용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 등이 달러 평가 절하를 주장하는 건 미국의 고질적인 무역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미국의 무역적자는 지난해에만 7734억달러(약 1080조원)에 이른다.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는 지난해 자신의 저서 ‘공짜 무역은 없다’에서 무역적자를 미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로 꼽으며 그 원인으로 달러가 매우 고평가됐다고 주장했다. 한 전직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는 “라이트하이저는 관세론 (미국과) 나머지 세계 간 무역 균형을 맞추기 어렵다고 생각하고 항상 그 말(달러 평가 절하)을 했다”고 전했다.
폴리티코는 전직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을 탈환한다면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 등은 플라자합의와 유사한 방식으로 달러 평가 절하를 추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플라자합의란 1985년 미국·일본·서독·영국·프랑스가 외환시장 개입을 통해 달러 가치 하락를 유도하기로 한 환율 조정 합의다. 그 결과 달러·엔, 달러·서독 마르크 환율은 6주 만에 14.4%, 7.7% 상승(달러 가치 하락)했다. 전직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은 다른 나라가 환율 협상 참여를 압박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다만 폴리티코는 전직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달러 평가 절하는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가 재무장관이 됐을 때만 가능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는 1기 트럼프 행정부 때도 달러 평가 절하를 추진했으나 스티븐 므누신 당시 재무장관 등 반대에 막혔다. 미국 수출기업을 대표하는 제이크 콜빈 전미무역협의회 대표는 “달러 약세는 글로벌 통화 인플레이션과 무역 전쟁 등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촉발할 수 있는 추가적인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위상을 흔들고 월스트리트 등의 달러 표시 자산 가치를 하락시킬 우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