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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TSMC, 미 정부 반도체 지원금 외국기업에도 줘야”

장영은 기자I 2022.03.29 09:31:15

미 의회, 반도체 지원 법안 심사…외국기업 배제 우려
TSMC “본사 위치 따른 자의적 특혜대우는 비효율적”
삼성도 차등 없는 인센티브 제공 촉구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삼성전자(005930)와 대만 TSMC가 미국이 반도체 자급 능력 확대를 위해 추진 중인 520억달러(약 63조 5000억원) 규모의 반도체 기업 지원 프로그램에 외국기업도 포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TSMC와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의 세계 1·2위 업체다.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 (사진= 이데일리DB)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TSMC는 미 상무부의 의견 요청에 대해 “기업 본사 소재지에 따른 특혜는 보조금의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사용이 아니다“라며, 대부분의 반도체 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국내외 투자자들이 모두 지분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삼성전자 역시 외국 기업에도 미국 기업과 차등 없이 인센티브가 제공돼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삼성은 기업의 국적에 관계없이 자격을 갖춘 모든 기업이 ‘공정한 운동장’에서 미 정부의 자금 지원을 받기 위해 경쟁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회사가 미 정부에 이같은 의견을 표명한 것은 이번 지원안에 외국 기업이 배제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현재 상·하원에서 처리된 법안에는 외국 기업을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내용은 포함돼 있지 않다.

다만 미국이 반도체를 핵심 인프라로 보고 공급망 재편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자국 기업인 인텔을 밀어주기 위한 지원안을 통과시킬 가능성도 있다. 인텔은 미국 납세자의 돈이 들어가는 만큼 미국 기업에 이 인센티브가 돌아가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2년 후 양산 시작을 목표로 텍사스주에 170억달러를 투자해 공장을 건설 중이고, TSMC는 2024년 5나노미터(nm) 반도체칩 생산을 위해 애리조나에 120억달러를 들여 공장을 짓고 있다. 인텔도 오하이오주에 20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칩 허브를 구축하고, 애리조나에 2개의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TSMC는 미국이 기존 공급망을 복제할 것이 아니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첨단 기술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혁신을 추동하기 위해 외국 인재를 끌어들일 수 있도록 이민 정책을 개혁해야 한다는 것이 TSMC측 요구다.

한편, 미 상원과 하원은 지난해 6월과 올해 2월 자국 내 반도체 생산 증대를 위해 520억달러의 연방 자금을 지원하는 ‘미국경쟁법안’을 각각 처리했다. 상·하원이 처리한 법안의 내용이 달라 최종 조율을 위한 심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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