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미전실 사라지는 삼성그룹…계열사별 '각개전투' 예고

성세희 기자I 2017.02.26 14:16:13

미전실 해체 후 삼성전자·물산·생명 등 덩치 큰 계열사 위주로 독립 경영

[이데일리 성세희 양희동 기자] 삼성그룹 핵심 조직인 미래전략실이 오는 28일 수사 종료를 앞둔 박영수 특별검사팀 일정에 발맞춰 해체를 준비한다.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 미전실 차장(사장)이 사의를 표명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전실 해체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총수 부재와 미전실 해체로 격랑에 휩싸인 삼성이 어떤 식으로 ‘포스트 미전실’을 보여줄지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전실 해체 이후…삼성전자·물산·생명 간 독립 경영 예고

미전실은 이달 말로 1차 활동 시한이 끝나는 특검 일정에 맞춰 곧바로 해체 작업에 들어간다. 최 부회장과 장 사장 등은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삼성 관계자는 “최 부회장과 장 사장이 사표를 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며 “미전실 해체를 포함한 쇄신안 발표 시점에 두 사람의 거취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삼성은 앞서 특검이 끝나면 미전실 해체하겠다고 공언했고, 특검팀 일정이 끝나는 시기에 맞물려 미전실 해체를 준비 중이다.

미전실이 해체하면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각 계열사별 독립 경영이 이뤄질 전망이다. 그동안 미전실이 담당한 계열사별 채용과 경영진단, 인수합병 등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물산(028260)삼성생명(032830)이 나눠 맡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그룹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지난 24일 발표한 대외 후원금 운영 투명성 강화 방안은 사내에서 자체적으로 내놓은 결과물이다. 그동안 삼성그룹은 미전실 지시로 전경련 회비와 각종 기부·후원·출연금 등 수천억 원대 자금을 각 계열사에서 갹출했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1000만원 이상 기부·후원·출연금 등을 사전 심의회의에서 다루기로 하면서 그룹 차원의 자금 동원은 어렵게 됐다. 나머지 계열사도 삼성전자와 같은 형태로 관련 자금을 관리하게 될 전망이다.

◇직급 단순화하는 삼성…계열사별 공채 진행할 듯

임원 인사도 미전실 해체와 맞물려 이뤄질 공산이 크다. 미전실 소속 임직원은 200여명 정도이며 이 중 임원만 60여명에 달한다. 미전실 해체 시기에 이들을 함께 인사발령 낼 상황이라서 임원 인사도 비슷한 시기에 함께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활동의 정상화를 위해 삼성전자의 부장급 이하 직원의 승격 인사는 오는 28일께 단행되며, 지난해 6월 발표한 직급체계 개편안도 함께 시행될 예정이다.

개편안에 따라 그동안 부장, 과장, 사원 등 수직적 직급 7단계가 4단계(CL1~CL4)로 줄어든다. 또 임직원 간 공통 호칭을 ‘님’이나 ‘프로’, ‘선후배님’, 영어 이름 등 자유롭게 쓰게 된다. 대신 팀장, 그룹장, 파트장, 임원은 직책으로 호칭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6월 발표한 직급체제 개편 방안을 오는 3월 1일 자로 시행키로 했다”며 “그 이후로 회사 방침이 바뀌거나 정해진 바가 없어서 원안대로 시행할 확률이 높다”라고 말했다.

또 계열사별로 상반기 공채를 시행할 확률이 높다. 그동안 삼성그룹은 한해 약 1만4000명 규모로 상·하반기 공채를 시행했다. 그러나 올해는 상반기 직무적성검사(GSAT) 일정도 확정하지 않았다. 대신 계열사별로 필요한 인원만 선발할 전망이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사진=연합뉴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