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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6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 쇼크는 재고 평가 손실 영향이 있는 것으로도 예상된다”며 “만약 사실이라면 (4분기에 반영이 됐기에) 다음 분기는 오히려 기대감이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이날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지 않는 것도 무관치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개장 전 공시를 통해 4분기 잠정 연결 매출액이 70조원, 영업이익은 4조3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58%, 69% 급감한 수준이다. 또 증권사 실적 전망치를 각각 3.74%, 37.44% 하회했다. 연간으로는 매출액 301조77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93% 오르며 사상 최대 실적을 썼다. 그러나 연간 영업이익은 43조37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6% 떨어졌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에 대해 6조원대, 더 낮게는 5조원대까지 추정했다. 컨센서스 최저치마저 밑돈 셈이다. 유진투자증권의 경우 큰 틀에서 반도체 2조원, 디스플레이 1조8000억원, 모바일 1조8000억원, 가전 3000억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이 센터장은 “삼성전자 영업이익 잠정치가 예상보다 2조원 정도 밑돌았는데, 반도체 사업 영향이라고 판단된다”며 “재고 평가 손실이 일회성으로 잡혔을 수 있는데, 역대급 재고부담으로 반도체 가격은 하락하고 기업들의 손익은 크게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이미 컨센서스로 자리잡은지 오래”라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전 세계적으로 부채가 크게 증가한 가운데 주요국 대부분이 긴축 모드에 들어가면서, 자산가격은 하락하고, 소비자들의 소비 여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봤다. 특히 비필수 내구재 소비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여, 반도체 수요 증가 기대감도 낮게 형성돼 있다는 설명이다.
이 센터장은 “삼성전자 주가는 실적보다 훨씬(6개월가량) 앞서 움직인다”며 “앞으로 관건은 실적보다 재고를 얼마나 빨리 줄일 수 있는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재고 부담으로 반도체 가격은 하락하고 기업들의 손익은 크게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는 현재까지 주가에 이미 녹아져 있다고 봐야 한다”며 “어떤 계기로 인해 재고가 줄어들기 시작하면 반도체 주가 반전 모티브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시각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300원(0.52%) 오른 5만8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개장 직후에는 1%대 강세를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