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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지 않은 '광폭행보'..'선거의 여왕' 朴의 입 '주목'

이준기 기자I 2016.04.10 16:17:40

11일 민생 행보 이어 12일 국무회의도 주재
선거 관련 메시지 발신 가능성에 야권 '비상'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4·13 총선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의 이른바 광폭 민생·경제 행보는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특히 총선을 하루 앞둔 오는 12일 국무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취임 3주년을 맞아 지난 2월25일부터 개시한 ‘지방행’ 경제 행보의 종지부를 찍으며 선거 관련 메시지를 던질 공산이 크다. 박 대통령 특유의 ‘승부사’ 기질을 염두에 둔 여권 내부의 관측이다.

◇한 달 보름새 계속됐던 대통령의 ‘전국투어’

박 대통령은 지난 2월24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이른바 ‘분노의 20분’을 통해 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른바 ‘박근혜표 중점법안’ 처리가 불발된 데 대해 “도대체 어쩌자는 겁니까” “통탄스러운 일” “기가 막힌 현상들” “똑같은 국회의 행태를 보는 건 좌절” 등의 고강도 발언을 쏟아내며 10여차례 책상을 내려쳤다. 박 대통령은 곧바로 ‘경제 행보’에 나서겠다며 이튿날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찾았고, 지금까지 총 6곳(5차례)의 지역 센터를 순방했다.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시찰과 경기북부지방경찰청 개소식까지 더하면 모두 7차례 지방을 돈 셈이 됐다. 그 사이 ‘대북압박’과 ‘경제외교’를 위한 ‘6박8일’ 일정의 미국·멕시코 순방도 소화했다.

그러나 ‘전국투어’와 같은 박 대통령의 지방행을 두고 정가에선 설왕설래가 끊이질 않았다. 청년 일자리 창출 현장 행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었지만 공교롭게도 박 대통령의 방문지역은 대부분 진박(眞朴·진실한 박근혜계) 후보들이 열세에 놓인 곳이었거나 야권 후보와 오차범위 내 초접전을 벌이는 격전지였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8일 충북 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선 “앞으로는 창업 등에 도움이 되는 법안들은 지체없이 통과시켜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많이 주는, 선거가 진행되고 있는 20대 국회는 확 변모되는 국회가 되길 여러분과 함께 기원하겠다”며 사실상 여당인 새누리당의 지지를 호소하는 발언도 불사했다. 박 대통령의 복장은 스스로 ‘경제활성화복’이라고 지칭한 빨간색 재킷 차림이었다. 하지만 빨간색은 새누리당을 상징하는 색깔이기도 하다.

◇野에 치명타 안길 ‘신의 한 수’ 선보일까

이제 정가는 다시 박 대통령의 ‘입’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 사례를 되짚어 봤을 때 ‘마지막 승부수’를 던질 공산이 크다는 점에서다. 야당의 한 관계자는 “이제 남은 변수는 각당의 막말 논란이나 북풍(北風), 그리고 박 대통령의 ‘입’뿐”이라고 했다. 실제로 박 대통령이 지난해 4·29재보선을 하루 앞둔 28일 여권에 치명타를 안길 것으로 예상했던 이른바 ‘성완종 파문’과 관련한 ‘대국민 메시지’를 전격적으로 내놓는 승부수를 던졌고, 이는 결과적으로 여당의 승리에 결정적 요인이 됐다는 게 당시 여권 내부의 분석이었다. 만약 메시지를 발신한다면 11일 문화 관련 행사나 12일 국무회의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분석은 미국·멕시코 순방 이후 박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 추세와 맞물려 청와대 내부에서 묻어나는 자신감에서 비롯됐다. 지난 8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성인 남녀 1005명·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에서 박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는 43%로 지난주보다 5%포인트 올랐다. 그러나 여권의 한 관계자는 “선거의 여왕인 박 대통령이 국정이 아닌 선거에 전념한다는 인상을 주는 것은 자칫 ‘패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야권은 “제발 자중하기 바란다”(더불어민주당 김성수 대변인)며 강한 경계심을 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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