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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서 경찰 테이저건 맞은 95세 치매 노인, 일주일 만에 숨져

이재은 기자I 2023.05.25 09:39:35

‘치매 노인이 칼 들고 돌아다녀’ 신고 접수
테이저건 2발 맞은 뒤 바닥에 쓰려져 중태
가족 “95세 여성에게 이 같은 대응 적절한가”
목격자 “스테이크용 칼, 보행기로 천천히 이동”
출동 경찰, 정직 처분…폭행 등 혐의로 기소돼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호주에서 경찰의 테이저건을 맞고 중태에 빠졌던 95세 여성이 사건 발생 일주일 만에 숨졌다.

2008년 4월 6일 나우랜드씨가 80세 생일을 축하를 위해 캔버라에서 스카이다이빙을 한 직후 모습. (사진=AP통신)
24일(현지시간) 호주 ABC 방송과 시드니 모닝 헤럴드 등에 따르면 뉴사우스웨일스(NSW)주 경찰은 성명을 통해 이날 오후 7시께 클레어 나우랜드(95)씨가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 앞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나우랜드씨는 지난 17일 경찰이 쏜 테이저건에 맞고 바닥에 쓰러진 뒤 두개골이 골절돼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다.

당시 경찰은 NSW주 스노위 마운틴 지역의 한 요양원에서 치매를 앓고 있는 나우랜드씨가 칼을 들고 돌아다닌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출동했다.

경찰은 나우랜드씨가 칼을 들고 있었고 몇 분간 칼을 버리라고 요구했지만, 오히려 접근해 테이저건을 2발 발사했다고 밝혔다.

지난 18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 보도에 따르면 나우랜드씨의 가족 대변인은 “가족과 지역사회가 충격을 받았다”며 95세 여성에게 이같이 대응하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목격자 등은 나우랜드씨가 든 칼이 스테이크용이었고 그가 보행 보조기에 의존해 매우 천천히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나우랜드씨에게 테이저건을 쏜 경찰관은 사건 이후 조사를 받았고 지난 23일 정직 처분을 받았다.

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해당 경찰관은 오는 7월 5일 법정에 서는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 등은 나우랜드씨의 사망에 따라 해당 경찰관의 혐의가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나우랜드씨의 부상 원인이 스턴건이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가 바닥으로 쓰러지며 머리를 부딪쳐 부상을 입었다는 것이다.

아울러 경찰은 “공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당시 상황이 담긴 바디캠 영상 공개를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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