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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심 느슨해진 시민들…마스크 안 쓴채 마트·카페 `다닥다닥`

손의연 기자I 2020.06.14 16:00:03

수도권 집단감염 연이어 터졌는데도 실내는 '바글바글'
마스크 안 끼고 다닥다닥 붙어앉아 음식 나눠 먹어
전문가 "경각심 떨어져 전파력 증가…예방수칙 지켜야"

[이데일리 공지유 손의연 기자] “환기가 잘 되는 지도 알 수 없는데 왜 다들 마스크를 안 쓰는 거죠?”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일어나고 있지만 시민들은 실내 공간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등 경계심이 느슨해진 모습이다. 실내 백화점이나 마트, 카페 등은 많은 사람이 찾는 장소이기 때문에 방문자를 일일이 추적하기도 어려워 코로나19 감염 확산의 시한폭탄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14일 신촌 한 카페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시민들의 모습 (사진=공지유기자)


◇카페·백화점에서 마스크 안 쓰고 다닥다닥

14일 오전 11시, 서울시 관악구 한 카페는 1층과 2층 모두 빈 좌석이 없을 정도로 손님이 많았지만 마스크를 내내 쓰고 있는 사람은 드물었다. 점원들은 빠짐 없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정작 주문하는 고객들은 마스크를 벗거나 내렸다. 또 일부는 화장실에 갈 때도 마스크를 챙기지 않았다.

같은 시각 서울시 서대문구 신촌 인근 한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에도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공부나 업무를 하기 위해 카페를 찾은 이들은 가운데 놓인 큰 테이블에 몰려 앉았다. 이들은 다닥다닥 붙어 앉아 있지만 절반 이상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었다. 박모(29)씨는 “요즘 코로나가 퍼지고 있다 보니 걱정이 되긴 하지만 실내에서 마스크를 계속 쓰고 있으니 답답하다”라며 “음료를 마셔야 하는데 매번 내렸다 올렸다 하는 것도 힘들고 주위에서도 사람들이 마스크를 안 쓰고 있는 걸 보면 별 생각이 없어진다”고 밝혔다.

인근 백화점은 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손님들로 북적였다. 통로를 지나는 시민 대부분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중간에 마련된 쉼터나 카페에서는 마스크를 벗는 사람이 많았다. 40대 김모씨는 “갈 데가 없어 어디로 나갈까 하다가 백화점에 왔는데 사람이 생각보다 많아 놀랐다”라며 “실내이긴 하지만 공간이 넓으니까 크게 위험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코로나 사태로 갈 곳이 없어진 젊은 세대들이 데이트 코스로 많이 찾는 만화카페도 코로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하에 위치한 곳이 많고 음료와 음식을 함께 판매하기 때문이다. 이날 찾은 신촌 한 만화카페에서도 시민들이 음식을 같이 나눠 먹거나 마스크를 쓰지 않고 책을 보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김모(24)씨는 “매주 주말마다 만화카페를 찾는 편인데 창문도 없고 해 답답해서 마스크를 거의 안 낀다”라며 “칸막이로 분리돼 있지만 책을 공유해서 읽다보니 걱정은 좀 된다”고 전했다.

◇“집단감염 계속…시민들, 경각심 갖고 예방수칙 준수해야”

교회, 방문판매업체 설명회, 쿠팡 물류센터 등 수도권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시민들의 경계심이 많이 느슨해진 모습이다. 창문이 없거나 환기가 안 되는 밀폐된 장소에서는 마스크를 꼭 착용하고 수시로 손을 씻고 소독제를 사용해야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며 이마저 지키지 않는 이들이 많다.

정부는 지난 10일부터 △헌팅포차 △감성주점 △유흥주점 △단란주점 △콜라텍 △노래연습장 △줌바·태보·스피닝 등 실내집단운동(격렬한 GX 등) △실내 스탠딩공연장 등 고위험시설에 대해선 개인 정보가 담긴 QR코드를 찍어야 출입이 가능하도록 했다. 하지만 일반 카페나 백화점, 마트 같은 생활 밀접 시설에 대해선 사실상 이런 조치가 어려운 실정이기 때문에 시민들의 거리두기 실천과 예방수칙 준수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역당국은 수도권에 대한 강화된 방역조치를 연장하겠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시민들도 코로나 사태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예방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질본)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3밀(密)이라고 말할 수 있는 `환기가 안 되는 밀폐된 곳, 많은 사람들이 밀집하게 모이는 것, 1m 이내의 밀접한 접촉`이며 밀폐·밀집한 다중이용시설 이용을 자제해 달라”면서 “가장 싫어하는 것은 아마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일 것”이라며 시민들에게 예방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생활방역으로 전환된 후 시민들의 경각심이 떨어졌고 그러다보니 전파력이 4배 증가됐다”라며 “수도권에서도 환자들이 초기에 자신이 증상이 없으니 환자인지 모르고 의도치 않게 코로나를 전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마스크가 2m라는 생각으로 2m 이상 거리두기를 하지 못한다면 마스크를 착용하고 이야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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