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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영업사원' 尹의 세일즈외교 총력…인도·아세안에 수출활로 확대

권오석 기자I 2023.09.10 20:50:51

인도·인니 순방 중 20여개국 양자회담 등 숨가쁜 일정
인니 수도 이전 사업 참여, 필리핀 FTA 체결 등 핵심 성과
'14억 인구' 인도와 디지털·그린 산업 분야 협력 다변화

[뉴델리=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이번 인도·인도네시아 순방 기간 동안 윤석열 대통령은 이른바 ‘1호 영업사원’으로서 세일즈외교에 총력전을 펼쳤다. 우리나라 수출 시장의 21%를 차지하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과 인도와의 경제 협력을 통해 우리나라 수출 마이너스(-) 행진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도록 ‘경제 외교’에 전력을 다했다.

윤 대통령은 5~11일(현지시간) 아세안 관련 및 주요 20개국(G20) 관련 정상회의 일정을 소화하며 20여개 국가들과 양자회담을 진행했으며, FTA(자유무역협정) 서명식 등 경제 행사에도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국제전시장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세션3 ‘하나의 미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니 ‘40조원 수도 이전 프로젝트’ 협력 약속

최상목 경제수석은 10일 뉴델리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인도·인도네시아 순방의 경제 분야 성과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면서 △신시장 확충 △디지털과 개발협력 분야의 글로벌 리더십 강화 2가지를 제시했다.

먼저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인도네시아에서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비롯해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계기에 핵심광물·원전·전기차·할랄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22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인도네시아는 인구가 2억 7000만명으로 아세안에서 가장 많고, 아세안의 총 GDP(국내총생산) 중 35%를 차지할 정도로 내수시장도 큰 ‘리더’ 국가다. 지난 20년 간 연평균 성장률 5%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잠재성이 큰 나라로 손꼽힌다.

무엇보다 인도네시아가 한화 약 40조원의 예산을 투입해 2045년까지 진행하는 수도 이전(자카르타→동칼리만탄) 사업에 우리 정부는 탄소중립 정수장 구축·상하수도 및 터널 건설사업 등 인프라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아울러 필리핀과는 22번째 FTA를 체결, 그간 일본이 장악하고 있는 필리핀 자동차 시장에서 우리 자동차의 수출 경쟁력을 크게 개선시킬 기반을 닦기도 했다. 기존 관세율 5%인 한국산 자동차는 FTA 발효 즉시 관세가 철폐되고, 기존 관세율이 최대 30%인 자동차 부품은 최대 5년 내 관세가 철폐된다.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도 5년 내 관세가 사라진다.

한-필리핀 FTA는 싱가포르·베트남·캄보디아·인도네시아에 이어 아세안 회원국과의 다섯 번째 양자 FTA로서, 아세안 시장의 91%에 달하는 거대한 FTA 네트워크가 완성됐다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국제전시장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세션3 ‘하나의 미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수교 50주년’ 인도와 현지화 투자전략 논의

G20 뉴델리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지난 8일 인도 뉴델리로 이동한 윤 대통령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교역의 확대 균형 △디지털·그린산업 투자협력 강화 △첨단 과학기술 협력 방안 등을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수교 50주년을 맞은 양국은 민관 협력 네트워크를 한층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올해 중국을 제치고 인구 세계 1위 국가가 된 인도는 영어를 사용하는 이공계 인력이 풍부하며 인건비도 중국과 베트남에 비해 낮다. 모디 총리의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에 이어, 미-인도 관계가 진전되면서 최근 중국·아세안의 대안 생산기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IMF(국제통화기금)는 올해부터 2028년까지 인도가 평균 6.1%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며, 글로벌 투자은행인 모건 스탠리는 2030년까지 인도의 경제규모가 미국·중국에 이어 세계 3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 인도에는 삼성전자·현대차를 포함한 534개의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다. 대부분 인도 내수시장 공략을 위해 완제품 공장과 협력업체가 함께 진출, 부품소재는 한국 등에서 수입하는 구조를 띄고 있다. 인도가 현지생산을 장려하면서 수입 규제 조치를 강화하고, 미국·일본 등 주요국들이 현지화 전략에 나서는 걸 감안하면 국내 기업의 전략적 수정이 불가피했다.

이에 양국 정상은 IT·소프트웨어·통신 등 디지털 산업과 전기차·수소 등 그린 산업 분야로 협력대상을 다변화하고 연구개발·생산·마케팅·인재육성에 이르기까지 현지화 투자전략을 심화시키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외에도 대외경제협력기금(EDCF)를 통한 인도의 인프라 개발 협력 방안도 협의했다. 연내에 40억 불(약 5조 3000억원) 규모의 EDCF 기본 약정이 체결될 예정으로, 스마트시티는 물론 디지털·그린 프로젝트 등 국내 기업 참여가 확대될 수 있다.

최 수석은 “정부는 각국과의 경제협력 채널을 통해 이번 순방의 후속조치를 체계적으로 진행해 우리 기업의 수출과 현지 사업 현장에서 성과가 조속히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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