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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경영권 매각은 국가계약법에 따른 공개 경쟁입찰로 진행되며 2단계 입찰을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 연내 주식매매 계약체결을 목표로 추진한다. 매각지분은 총 3억9879만156주로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영구채 포함 희석기준 지분율 약 38.9%다. 잔여 영구채는 HMM의 상환권 행사에 따라 단계적으로 전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전환주식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인수자와 협의 하에 처리할 방침이다.
최근 강석훈 산은 회장은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해운산업에 기여하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있고 자본·경영 능력을 갖춘 업체가 인수기업이 되길 바란다”면서 “HMM 인수에 관심 있는 후보 기업이 적지 않다”고 발언했다.
현재 HMM 인수전 참여를 공식 선언한 SM그룹 외에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 LX그룹 등이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현재 현대차와 포스코는 “인수 의사가 없다”고 선을 그었고, 아직 별다른 입장을 내고 있지 않은 LX그룹이 ‘다크 호스’로 떠오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영구채는 HMM 매각 과정의 난관으로 꼽힌다. 주식으로 전환하면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가 희석될 수 있고, 주당 가치가 떨어져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산은 입장에서는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향후 이익을 의도적으로 회피했다는 배임 논란에 직면할 수 있다.
가장 인수 의사를 적극 표현한 SM그룹의 입장도 영구채 전환 시 응찰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아무리 양보해도 HMM의 적정 인수가격은 4조5000억원”이라며 “1조원만 (영구채를) 전환해도 인수 자금은 4조원이 뛴다. 그러면 8조원을 들여 HMM의 최대주주가 된다는 얘긴데, 우리뿐 아니라 그 돈을 들여 HMM을 인수할 국내 그룹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HMM의 적정 가격을 두고 시선이 엇갈린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인수자 입장에서 5조원 이상을 들여 42%의 지분을 매입할 이유가 없다”며 “잔여 CB의 주식 전환율이 매각 성사 여부를 가를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배기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HMM 인수를 추진하는 기업들의 고민은 ‘HMM의 시가총액’과 ‘경영권 획득이 보장된 지분율’”이라며 “여러 과거 사례를 볼 때, 영구채 주식 전환을 하면 인수전 참여를 포기한다고 공언했던 SM그룹이 인수 의지를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